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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통장+차+스마트폰 결합상품 팝니다. 대포 막통장은 30만원, 대포 첫통장은 60만원.
금융당국이 금융사기 숙주인 대포통장 근절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 유명 중고거래사이트에서 대포통장 거래가 버젓이 실시간 이뤄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피싱 등 금융사기에 이용하는 이른바 대포 막통장은 30만원, 첫 개설 대포통장은 60만원 선에 거래되고, 공인을 받은 대포통장은 80만원에 팔려나가고 있다. 심지어 대포폰과 대포차를 합친 ‘결합상품’까지 등장해 충격을 주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피싱사기에 4만9000개 대포통장이 이용됐다. 대출빙자 사기에도 5만5000개 통장이 사용됐다.
대포통장 발급건수는 △2012년 상반기 2만4523건 △2012년 하반기 1만9016건 △2013년 상반기 2만2524건 △2013년 하반기 2만8136건 등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연평균 약 5만개 이상의 대포통장이 피싱·대출사기에 이용되고 있다.
금감원은 이들 통장이 대부분 암시장을 통해 유통된다고 봤다. 불법통장매입업자들은 인터넷 등을 통해 ‘통장 삽니다’ 등의 광고를 올리고 대포통장을 수십만원에 매입하고 있다.
대포통장 3건 중 2건은 농협 창구에서 발급되고 있었다.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대포통장 발급현황을 살펴보면 농협회원조합(43.4%)과 농협은행(22.7%)에서 전체 대포통장의 66.1%가 발급됐다.
은행권에서는 국민은행(8.8%), 외환은행(2.9%)의 발급 비중이 높았고, 새마을금고(4%), 우체국(5%)도 대포통장 발급 창구로 활용됐다.
금감원은 금융범죄의 숙주로 활용되고 있는 대포통장 발급을 차단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달부터 금융회사들에 대한 정밀 실태감시에 나서기로 했다.
양현근 금감원 서민금융지원국장은 “대포통장 발급비중이 높은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예금계좌 개설 실태, 모니터링 시스템 운영현황, 자체감사 실시현황, 기타 금융사기 방지를 위한 노력 등을 점검할 것”이라며 “이행실태가 미흡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에 따른 엄정제재와 양해각서(MOU) 체결 등을 통해 내부통제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또 대리인에 의해 개설된 예금계좌 등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대리인 정보관리시스템’을 전 은행에 구축하도록 유도하고, 영업점의 대포통장 의심 고객에 대한 계좌개설 거절 정보를 같은 금융사 내에서 공유하는 시스템의 구축도 지도하기로 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