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업계, ‘엔저’ 영향 미미

지속적인 엔저 현상에도 불구하고 국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업계가 일본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수출 호조세를 기록 중이다. 결제통화 달러 전환과 수출국 다변화, 일본수입 의존 품목의 가격 인하, 대항마로 부상한 중국 등 다양한 요인이 겹치면서 대일 수출 가격 경쟁력 약화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반도체·루미마이크로·우리이앤엘 등 국내 주요 LED 조명 업체들은 엔저 현상에도 일본 현지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일찌감치 엔화 거래 대신 달러로 결제 방식을 전환한 효과를 보고 있다.

일본 수출 비중이 80%가 넘는 루미마이크로는 초기 시장 진출 때부터 결제 조건을 달러로 유지해왔다. 엔화 변동률이 심해 이에 따른 위험이 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루미마이크로 관계자는 “엔저로 몸살을 앓는 기업을 많이 봐 왔기 때문에 계약 조건을 달러로 내걸었다”며 “올해 일본 시장에서 20% 이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액의 70%가 넘는 서울반도체 역시 엔저 영향엔 제한적이다. 일본 시장에서 대규모 공급 계약은 대부분 달러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일본을 제외한 해외 시장에서도 국내 LED 업체들은 엔저의 타격에서 벗어나 있는 모습이다. 최근 중국 업체들이 대거 가격 공세를 펼치면서 일본 업체는 엔저 현상 장기화에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기업이 반사이익을 보는 셈이다. 또 일본 LED 업체 대부분이 아직 내수 시장에 머물러 있는 것도 국내 기업엔 호재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적어도 LED 업계에서는 엔저로 인한 경쟁력 약화 신호가 없다”면서 “하지만 엔저 장기화에 대비해 LED 소재·부품의 가격 경쟁력 확보에 지속적으로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