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시뮬레이션 세계]<2>소음을 없애는 착한 CAE

사회가 발달하면서 소음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이전에는 없었던 소음으로 사회 문제가 되기도 한다. 자동차 소음과 아파트 층간 소음이 대표적이다. 층간 소음은 끔찍한 사건으로 종종 언론에 등장한다. 소음공포증(lygyrophobia)라는 새로운 질환까지 보고되는 형편이다. 최근에는 주거 조건에서 주변 소음 조건이 꽤 높은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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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이 왜 인류를 이렇게 괴롭히는 걸까. 일반적으로 듣기 싫은 소리를 소음이라고 한다. 소음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소리 연구에서 시작한다. 소리란 무엇일까. 일상에서 가장 많이 듣는 사람의 말소리는 성대에서 발생한 진동이 공기라는 매질을 거쳐 듣는 이의 귀에 전달된다. 소리는 진동의 결과물이다. 소음을 연구하기 오래전부터 인류는 소리를 연구했고, 특히 아름다운 소리의 재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바이올린 중에 ‘스트라디바리우스’라는 유명한 바이올린이 있다. 최근 경매에 등장해서 172억원의 고가에 거래된 명기다. 학자와 과학자는 악기의 훌륭한 소리를 재현해내기 위해 엑스레이, CT촬영기, 고체 핵자기 공명장치, 적외선 분광장치 같은 첨단 과학 장비가 동원했으나 신통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CAE(Computer Aided Engineering) 기술을 도입하면서 이유를 발견했다.

CAE 시뮬레이션 결과, 음량과 음색은 악기 제작에 사용된 나무의 강성, 방음에 의해 결정되며 나무의 나이테, 균질성, 건조형태, 밀도, 도포 등이 소리의 질을 결정하는 주요 인자로 작용함을 발견했다. 소리 분석은 소음의 극복도 가능함을 의미한다.

우리 귀에 거슬리는 소음의 정체는 주파수에 있다. 소음은 한두 가지 주파수를 가지는 단순하고 원초적인 파형을 띤다. 아름다운 소리는 무한대에 가까운 아주 많은 주파수를 포함한다. 듣기 싫은 소리는 몇 개 주파수를 가지므로 내로밴드(narrowband) 소리라고 하며 후자는 포함된 주파수가 많기 때문에 브로드밴드(broadband) 소리라고 한다.

듣기 싫은 소음을 아름다운 소리로 바꾸는 방법은 간단하다. 내로밴드 소리를 브로드밴드 소리로 바꿔주면 된다. 소리의 성분(주파수)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다. 악기 연주라면 꾸민 음이나 비브라토·트릴 기법을 넣어서 소리를 복잡하게 만들고 성악이라면 합창이 독창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CAE 소음진동 해석도 같은 개념에서 나온 기술이다.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소음의 복잡한 과정을 하이퍼웍스 등 CAE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컴퓨터 안에서 다양하게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던 소리를 컴퓨터로 구분해 사람은 소리를 원하는 대로 손쉽게 제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술은 점점 사용하기 편한 형태로 진화한다. 음악을 만드는 작곡도 이제 전문 작곡자 영역에서 벗어나 누구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손쉽게 작곡하는 시대다. 소음진동 해석도 지금은 CAE 엔지니어 영역이지만, 미래에는 작곡 프로그램처럼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개발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아파트 층간 소음도 각 집의 환경에 맞게 누구나 쉽게 좋은 소리로 바꿀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그래서 위, 아래층 이웃끼리 웃으면서 인사하는 풍경을 상상해본다.

알테어 기술지원부 정은화 이사(ehjung@altai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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