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소재 가격이 떨어지는 가운데에서도 국내 터치스크린패널(TSP) 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면적 TSP 시장이 채 열리기도 전에 중국과 경쟁을 해야 할 처지가 된 것도 TSP 시장에 위기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TSP 소재 업체들의 경쟁으로 주요 재료 가격이 내려갔으나 하락분이 그대로 TSP 가격에 반영돼 업계가 울상이다.
핵심 TSP 소재는 스마트폰 업체들이 선정하고 전체 수요 물량을 보장받기 위해 직접 소재 기업과 가격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격을 그대로 알고 있는 스마트폰 업체들이 소재 가격이 떨어지자 TSP 업계에 가격 인하를 요구한 것이다. TSP 업계가 자체적으로 물량을 조달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이런 상황은 앞으로도 유지될 전망이다.
대표적인 예가 TSP 가격의 20~30%를 차지하는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이다. 전극을 형성하기 때문에 TSP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로 꼽힌다. 매년 10% 정도 가격이 떨어진데다 엔저로 인해 가격은 20% 가까이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ITO 필름 관련 특허 소송을 LG화학에 제기했던 일본 니토덴코가 지난해 말 소송까지 취하하면서 ITO 필름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런 영향이 ITO 시장 수급에 반영되고 있으나 TSP 업체에 실질적으로 이득이 돌아오는 것은 없다.
ITO 가격이 하락하면서 TSP 시장 로드맵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커버글라스일체형(G2)은 ITO 필름을 줄일 수 있고 두께가 얇은 장점 때문에 TSP 업계가 앞다퉈 투자했던 차세대 제품이다. 여전히 수율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재료 가격 이점도 크게 없어 앞으로도 시장 전망은 어둡다.
중국 기업의 추격도 TSP 업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 최대 TSP업체 오필름은 이미 국내 시장까지 진출한 상황이다. 오필름의 전체 매출은 6000억원을 넘었으며, 그 중 스마트폰용 TSP만도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의 경제를 갖추고 자국 시장 수요를 겨냥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런 가운데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는 TSP 일체형 패널 범위를 더욱 늘려가고 있다. 대만의 패널 업체인 AUO와 이노룩스는 노트북PC용 패널에 독자 개발한 임베디드 TSP를 장착해 비용을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ITO 가격이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TSP 업계에 나아진 상황은 없다”며 “특히 세트 업체들이 원가구조를 훤히 알고 있어 가격 압박이 심하다”고 토로했다.
TSP 가격 동향 (단위:달러) 출처 : 업계 종합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