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 노어플래시 시대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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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PC·휴대폰 등에서 데이터 저장장치로 보조 역할을 하던 노어플래시 메모리 시대가 저물고 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신뢰성·속도가 향상되면서 노어플래시의 기능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HS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지난해 낸드플래시와 노어플래시 시장 규모는 각각 258억달러(약 27조54873억2000만원), 30억달러(약 3조1962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대비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28% 올랐고, 노어플래시는 15% 하락했다. 출하량도 낸드플래시를 사용하는 내장형 멀티미디어카드(eMMC)는 1년간 49% 급증해 10억개를 넘어섰고, 노어플래시는 6억600만개로 지난 2012년보다 10% 떨어졌다.

eMMC는 스마트 기기 등에 쓰이는 컨트롤러 통합형 낸드플래시로, 전력 소모량이 적고 속도가 기존 제품에 비해 빨라진 게 특징이다. 낸드플래시 주력 모델인 멀티레벨셀(MLC)이 주로 쓰인다. MLC는 한 개의 셀 안에 데이터가 2비트씩 저장되는 제품이다. 1비트씩 저장되는 싱글레벨셀(SLC)이 가장 신뢰성이 높지만 최근 MLC도 거의 불량을 일으키지 않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노어플래시는 휘발성인 D램과 속도가 느리고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있는 낸드플래시 사이에서 중요 데이터를 저장하는 매체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최근 낸드플래시 성능이 좋아지면서 점점 그 기능이 낸드플래시로 통합되는 추세다.

마이클 양 연구원은 “고신뢰성이 요구되는 산업용, 의료용, 군사용 등에는 병렬 구조 노어플래시 수요가 아직 남아 있지만 스마트폰 등 범용 시장에서는 내년이면 자취를 감출 것”이라며 “설계가 단순한 SPI(시리얼 페리페럴 인터페이스) 노어플래시는 저가형 휴대폰 시장 등에서 존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어플래시가 낸드플래시로 대체되면서 시장 경쟁 구도도 변하고 있다. 마이크론, 스팬션 등 노어플래시 전문 업체는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감소하면서 고사 위기에 처했다. 주력 제품을 SPI 노어로 전환하면서 활로를 찾고 있다. 마크로닉스, 윈본드, 기가디바이스 등 기존 SPI 업체들이 가격을 낮추면서 점점 치킨 게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양 연구원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노어플래시 업체가 4곳 이하로 줄어들어야 출혈 경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IHS테크놀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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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