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년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 대도약을 위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연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 잠재성장률 4%와 고용률 70%를 달성해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지향한다는 ‘474 비전’을 실행방안 형태로 구체화한 계획이다.
제2 벤처붐을 일으켜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 게 핵심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3년간 창업 활성화와 선도기업 육성 등에 4조328억원을 투입한다. 청년 창업과 엔젤 투자를 지원하는 펀드를 조성하는 등 민간투자 여건도 개선한다고 한다. 대기업이나 출연연이 보유한 미활용 아이디어·특허·노하우 등을 기술 풀로 구축한 후 중개 기관을 통해 수요자에게 이전하는 기술은행도 설립하겠다고 했다. 기업 활동의 장애 요인인 규제도 억제한다고 한다. ‘규제 총량제’를 도입하고 경제 규제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폐지하거나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참 좋은 계획이다. 이렇게만 되면 벤처붐뿐만 아니라 한동안 주춤했던 한국 경제에 숨통이 트이고 국민소득 4만달러 진입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좋은 계획이 민생 현장에서도 유효해야 성공할 수 있다.
참여정부나 이명박정부도 제2 벤처붐을 위한 투자정책이나 경제 활성화 정책을 쏟아냈다. 벤처를 활성화하기 위해 벤처패자부활제를 도입했고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제3시장의 이름을 프리보드로 바꿔서 새로 출범시켰다. 코스닥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한국거래소에 통합시키기도 했다. 이번에 설립하기로 한 기술은행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기술거래소도 있었다. 규제개혁활동도 끊임없이 해왔고 민간 투자를 독려해 왔다. 하지만 규제는 오히려 늘었고 프리보드나 코스닥은 활기를 잃었다.
정부가 발표한 3개년 계획도 자칫 과거 정부가 되풀이 해온 것처럼 구호성으로 끝날 수 있다. 제도를 되풀이 하는 것만으로는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 제도와 민생현장의 궁합이 맞아야 한다. 민생 현장을 원활하게 돌게 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게 제도다. 시장에 돈이 흐르고 기술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정부 역할은 시장원리가 작동하는 기반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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