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웰니스IT 시대를 연다-정부·산업계, 서비스·산업 활성화 위해 나서야

만성질환인 당뇨병을 앓고 있는 50대 중반 직장인 김인호씨(가명)는 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받은 후 결과를 개인건강기록(PHR)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했다. 김씨는 회사 근처 대형 피트니스센터를 방문, PHR 기반으로 일일 운동치료 프로그램을 수립했다. 건강센터에 들러 당뇨병 치료에 좋은 음식들과 조리방법에 대한 처방도 받았다. 김씨는 꾸준한 운동과 식생활 개선으로 당뇨 수치를 상당수 낮출 수 있었다. 현재는 또래 친구 중에서도 가장 건강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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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IT가 활성화되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상황이다. IT 기반으로 건강관리를 언제 어디서나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웰니스IT다. 웰니스IT는 100세 시대를 맞아 국민 삶의 질 제고는 물론이고 새로운 시장 창출이 가능해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정부와 IT산업계, 건강관련업계가 웰니스IT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서지만, 아직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웰니스IT 산업 활성화를 위해 근본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웰니스IT 개방형 플랫폼 구축 시급

웰니스IT 구현은 병원·약국·피트니스센터·IT업체·건강식품업체 등 다양한 의료기관과 헬스케어 기업이 참여한다. 직무건강 서비스기업, 보험사 등도 참여한다. 기관과 기업은 각각에 맞는 건강관리 정보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정보를 통합, 국민에게 제공하기 위해 개방형 웰니스 플랫폼이 필요하다. 플랫폼에는 건강검진·증상·운동처방·건강식단·보험혜택 등 다양한 정보가 데이터베이스(DB)화 된다.

개방형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관도 설립해야 한다. 개인의 PHR 정보는 물론이고 다양한 건강 관련 정보를 DB화하고 이를 관리하는 기관이 필요하다.

웰니스IT 구현에 앞장서는 문후기 나누리병원 운동치료센터 실장은 “웰니스IT 구현을 위한 DB도 아직은 부족한 현실이지만, DB가 갖춰진다 하더라도 이를 관리할 기관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차원에서 개방형 플랫폼 구축과 관리기관 지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건강관리 데이터 표준화도 시급하다. 기관과 기업들이 개방형 플랫폼에 데이터를 제공, DB화했다 하더라도 각각의 데이터가 표준화돼 있지 않으면 활용이 불가능하다. 병원과 피트니스센터 등에서 사용되는 병명과 증상, 처방 용어가 모두 제각각이다.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정보센터장은 “의료기관과 건강서비스 기업 대부분은 개별적으로 정보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에 데이터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데이터 표준화도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PHR 정보에 대한 정보보호 체계도 갖춰야 한다.

◇산업 활성화 위해 해결할 과제 많아

국내 웰니스 산업 시장 규모는 약 75조9802억원으로 지난 2012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5.8% 규모다. 세계 웰니스 시장 규모인 2200조원의 3.4%에 해당된다. 이 중 미용과 노화방지, 피트니스, 영양과 체중감량이 대부분의 시장을 차지한다.

국내 웰니스IT 기업들은 정부 u헬스 시범사업과 디지털 병원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센서·단말 등 디바이스 분야에 치중돼 있다. 정부 예산에 의존하는 수익구조로 상용화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한계가 있다.

최근 대기업들도 시장에 적극 뛰어들었다. 대기업들은 네트워크와 디바이스 경쟁력을 내세워 수직계열화를 이룬다. 삼성전자·메디슨·삼성SDS가 대표적 사례다. KT와 SK텔레콤도 병원과 제휴를 맺어 웰니스 IT수직계열화에 나선다. 반면 중소 전문기업들의 연계는 미흡한 실정이다.

현재 국내 웰니스IT 산업의 당면과제는 △인덱스 기반 상용화 비즈니스 모델 부재 △전문인력 부족 △기업 간 협력 생태계 미흡 등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핵심 커뮤니케이션 지표가 없다는 것이다. 시범사업 간 호환체계도 이뤄지지 않았다. 작은 내수 시장과 취약한 수익 구조도 문제다. 데이터 관리 부실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전문인력 부족도 심각하다.

제도적 보완장치도 필요하다. 황희정 가천의과대 의료공학부IT학과 교수는 “원격건강관리 서비스법 등 의료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최근 u헬스 의료기기 심사 가이드라인도 SW 영역을 포함하는 지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대기업과 중소·중견IT기업 협업체계도 갖춰야 한다. 수요산업과 IT산업간 협력 생태계 구축도 필요하다. 신재식 정보통신산업진흥원 SW융합진흥본부장은 앞서 좌담회에서 “웰니스IT 산업 촉진은 복지시설, 지방자치단체, 학교 등 공공영역에서 시작해 피트니스, 관광, 실버, 힐링, 게임 등 민간영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소업계 해외진출 움직임 본격화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국내 웰니스IT기업의 해외 진출도 서서히 본격화된다. 지난해 출범한 웰니스IT협회는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국내 웰니스IT기업이 활발하게 움직이기 위해 해외시장 개척이 불가피하다. 우선 미국과 중국 등 지역을 대상으로 협력 사업을 발굴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구체적으로 사업이 추진된다. 미국 동부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페어팩스카운티’의 빅데이터 기관 노바리오가 국내 기업과 현지진출을 위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기술 테스트와 현지 적용 등 협력이 이뤄질 전망이다.

조지메이슨대와의 협력은 이미 성사됐다. 미국 시장 진출을 원하는 기업을 위해 협회와 조지메이슨대가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국내 기업은 현지 진출을 위한 조지메이슨대의 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페어펙스카운티 소재 민간 인큐베이팅센터인 이노센터 등과의 협력으로 양국 기업의 현지 시장 진출도 돕는다.

중국에서도 협력사업 발굴에 공을 들인다. 난징에서의 문화 플랫폼 사업 참여, 크리에이티브파크 인큐베이팅 센터 입주, 중국 스마트시티 건설 사업 참여 등을 위한 협력을 추진한다.

협회는 24일 총회를 열고 비전을 발표했다. 사업 현황과 향후 계획 설명과 더불어 사업 추진에 한층 속도를 낼 예정이다.

노영희 협회 부회장은 “출범 후 해외 네트워크 확보를 위해 계속 노력했고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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