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 한층 강화된 웹보드게임 규제(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해당 주요 게임업체들이 일제히 변경된 기준에 맞춰 게임 재설계와 서비스 준비에 한창이다. 2분기 시작달인 3월 한 달 동안 실질적인 매출 영향을 파악하면서 단기 대응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웹보드게임 사업 자체를 유지할지, 버릴지 선택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 주 웹보드게임 규제 시행령 발효를 앞두고 NHN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게임즈, CJ E&M 넷마블 등 주요 게임포털 기업들은 사실상의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서비스 중인 게임을 변경된 규제 기준에 맞춰 재설계해야할 뿐 아니라 행여 터질지 모르는 게임 오작동, 불법 소지 시스템은 없애거나 솎아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규제가 없는 해외시장 진출 등 활로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바뀐 시행령은 △1인 베팅한도 1회 3만원 이하 △1일 10만원 게임머니 손실 시 24시간 게임 접속 차단 △게임 상대 랜덤매칭 금지(무료 게임머니 활용 땐 예외) △게임 자동진행 금지 △분기별 1회 공인인증 시행 등을 규정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관련 최대매출 업체인데다 독립한지 1년이 채 안 돼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이 회사는 지난 4분기 기준으로 매출의 약 30%가 웹보드게임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총 매출이 약 6000억원대임을 감안하면 연간 웹보드게임 매출은 1500억원 안팎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NHN엔터는 지난 15년간 축적해온 웹보드게임 개발력과 서비스 노하우를 앞으로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북미에서 소셜 카지노게임을 개발·서비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우진 NHN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북미 소셜 카지노게임은 캐주얼 게임으로 분류되며 약 2조5000억원 규모 시장을 형성했다”며 “글로벌 모바일게임 플랫폼을 구축하고 소셜 카지노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해 웹보드게임 매출 비중이 약 20%에 달했다. 매년 관련 매출이 줄고 있고 온라인·모바일게임에서 더 적극적으로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급격히 실적이 하락한 상태여서 이번 시행령 발효에 따른 추가적인 실적 축소는 회사 운영상 극도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네오위즈게임즈 관계자는 “이미 모바일게임으로 맞고 등 웹보드게임을 선보이고 있다”며 “변경된 게임 서비스 기준을 준수하는데 우선 주력하고 있으며 한 달간 실적 추이를 지켜본 뒤 추가적인 대응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CJ E&M 넷마블은 전체 게임매출에서 웹보드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10%로 3사 중 그나마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전체 게임매출 4968억원 중 모바일게임이 3157억원으로 64%를 차지해 웹보드게임 비중은 2012년 대비 큰폭으로 줄었다.
하지만 10년 이상 쌓아온 웹보드게임 노하우를 사장시킬 수 없다는 판단이다. 넷마블 역시 시행령 발효 후 약 한 달간 실적 추이를 지켜보면서 중장기적 대응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시행령 발효가 확정되면서 이미 많은 웹보드게임 중소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간 상황”이라며 “대형 게임포털들도 해외에서만 웹보드게임을 서비스하는 방안을 다들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표1. 웹보드게임 규제안 (자료: 전자신문ETRC)
표2. 주요 게임포털의 2013년 웹보드게임 매출과 대응
자료:각사 취합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