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료전지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기를 앞두고 설치비중 제한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정부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의무사업자 대상 연료전지 설치량 제한이 현실화될 경우 포스코에너지를 비롯해 연료전지사업 진출을 앞두고 있는 LG와 최근 국내 시장에 입성한 미국의 UTC파워 등 제조기업들의 경영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포스코에너지의 경우 2007년부터 연료전지 시장에 공을 들여온 터라 이번 연료전지 설치량 제한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이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기술 이전에서부터 국산화까지 사실상 국내 연료전지 시장을 이끌어온 주역이다. 최근에는 연간생산 70㎿ 수준의 셀 생산이 가능한 제조공장 착공을 개시하며 연료전지 100% 국산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제조라인에 투입된 비용만 1000억원이다.
더욱이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 부문이 지난해부터 흑자기조로 돌아서는 터라 이번 악재는 치명적이다. 2012년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 실적은 매출 1042억원과 27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에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매출은 2308억원으로 두 배가량 뛰었고 207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연초부터 서울시 고덕차량기지 20㎿ 연료전지 시설 공급이 확정되면서 사업전망이 밝았지만 설치량 제한이라는 장벽에 가로막힌 형국이다.
발전업계는 올해 신재생에너지의무 이행카드로 연료전지를 지목하고 있다. 태양광은 별도 할당량이 있어 한계가 있고 풍력은 입지문제로 건설에 제동이 걸렸다. 그동안 가격적인 면에서 태양광과 풍력 대비 외면 받았지만 현실적인 이행 솔루션으로 연료전지가 각광받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전국 연료전지 설치량은 126㎿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정부의 연료전지 제한 검토에 포스코에너지는 난감한 표정이다. 3대 신재생에너지원으로 태양광과 풍력, 연료전지를 지목하고 이제와 총량규제를 한다는 것은 사업자들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반응이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정부가 처음부터 연료전지를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비신재생에너지로 규정했으면 지금까지 연료전지 제조업에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제조사는 물론이고 발전사업자들의 신재생의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반대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신재생에너지 설비현황(단위: ㎿)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