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특구를 오프라인 창조경제타운을 구현하는 허브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김차동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신임 이사장은 “특구가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전진기지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추진하는 온라인 창조경제타운과 연계해 오프라인 창조경제 타운 허브로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김 이사장은 과학기술부 연구개발국장·과학기술협력국장, 교육과학기술부 인재정책실장·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한 국내 대표적인 교육과학기술정책 전문가다.
대덕연구단지내 정부출연연구기관 사정을 누구보다 훤히 꿰뚫고 있는 그는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와 정책 노하우 등을 접목해 창조 경제 성과 창출에 특구가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실현 방안도 제시했다.
지난해 개소한 대덕특구 내 창업공작소를 광주, 대구, 부산 등 다른 지자체로 확대 추진하고, 지역별 창조경제추진단 및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해 지자체 협력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기술금융 시장 확충도 중요 관심사 중 하나다. 김 이사장은 올해 특구펀드를 1250억원으로 확대하고, 이 중 40% 이상을 창업초기 기업에 투자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구 내 과기 특성화대학 등과 연계해 사업화 성공의 필요조건인 좋은 기술을 발굴하고, 역량있는 수요 기업과 매칭해 연구소 기업이 보다 많이 창출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무엇보다 특구의 사업화 성공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창조경제 성과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특구재단의 고유 미션이지만 여전히 잘 풀리지 않는 기술사업화 문제에 대해 김 이사장은 “정부가 매년 4조원이 넘는 연구개발(R&D) 자금을 대덕특구에 투입해 기대치가 높은 데 비해 성과가 낮아 그렇게 평가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출연연의 기술사업화가 잘 안 되는 이유로 “많은 출연연이 과거 기초·원천 연구에 몰입, 사업화에 상대적으로 집중하지 못한 점이 있다”며 “인력이동, 분야별 공동연구 등에서 장벽이 존재해 산학연 융합연구가 기대치에 못 미친 것도 주요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이러한 문제들이 서서히 개선되고 있고, 출연연에서 사업화 전담조직도 잇따라 설치해 앞으로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단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기술사업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출연연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재단 스스로도 역량을 키워 기업이 원하는 수요자 맞춤형 기술이 출연연으로부터 이전되도록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특구별 특성을 고려한 특화 활성화 방안도 꺼내 놨다.
김 이사장은 “대덕특구에는 정보기술(IT), 생명기술(BT) 등 모든 기술이 다 있어 다른 지역 특구와 달리 독립적인 곳”이라며 “앞으로 대덕특구 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이 들어서면 글로벌 R&D 클러스터로 비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출연연 연구단 및 랩과 연계해 중대형 기술을 발굴하고, 사업화과제를 집중 지원해 전국적으로 기술을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광주특구는 고등광기술연구소, 한국광기술원 등에서 창출되는 광 융·복합 기술을 기업이 제품 관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특성화할 방침이다. 대구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과 연계해 스마트 IT 및 의료기기·소재 분야를, 부산은 기존 조선기업과 연계해 조선 해양 플랜트 분야를 육성할 계획이다.
최근 수년간 노조와의 갈등, 직원 간 불협화음 등으로 얼룩진 기관 조직 안정화 방안에 대해서도 말을 꺼냈다.
그는 “직원들의 상호 신뢰가 부족하고, 불협화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느 조직이든 갈등은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어떻게 잘 풀어가느냐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해결방안으로 그는 “인사나 평가 등 제도적으로 불공정한 부분을 개선해 공정한 룰을 만들겠다”며 “이 과정에서 구성원과 소통을 통해 직원 모두가 주인을 갖고 참여하는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