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엔젤 3박자, `재원, 인력, 회수시장`을 갖추자

겉도는 엔젤투자 해법은

Photo Image

창업을 국가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창업을 통한 벤처생태계 구축을 위한 가장 초기 단계 시스템이 바로 엔젤투자다. 미국이나 이스라엘 등 벤처산업이 활성화된 국가는 모두 벤처 생태계의 첫 단추를 엔젤이 꿰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 각종 엔젤투자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소득공제 비율 확대 등 최근 발표한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전문가들은 투자재원 부족을 지적한다. 벤처 펀드와 마찬가지로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부가 마중물 역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벤처투자가 엔젤투자매칭펀드를 만들어 운용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결성 금액과 투자실적이 저조하다는 목소리다. 결성 금액은 1400억원, 투자 승인 실적도 181건(152개사), 214억원에 불과하다.

민간재원을 끌어들이기 위한 각종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엔젤투자협회 등이 지속적으로 한시적인 소득공제 비율 100%를 주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기술력을 평가하거나 창업기업을 도와줄 전문 인력 확보도 필요하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엔젤투자 저변 확대와 전문엔젤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이냐를 엔젤투자 시장의 핵심으로 분석했다.

엔젤투자협회 고영하 회장은 `투자감별사(가칭)` 육성 필요성을 주장한다. 그만큼 엔젤투자에는 투자재원뿐 아니라 좋은 기업을 고르는 안목과 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투자재원 조성 및 전문 인력 유인과 함께 중요한 것이 투자회수 시장 마련이다. 성공 사례만큼 좋은 투자유인책이 없기 때문이다. 2000년 벤처붐 시절 신화적인 엔젤투자자로 꼽혔던 S사의 H회장의 성공에는 코스닥시장의 활황이 기반이 됐다. 당시 코스닥시장의 황제주로 이름을 날렸던 새롬기술 등 상당수 기업은 H회장이 초기 엔젤로 투자했던 회사다. 당시 H회장의 투자수익만 `조` 단위까지 거론됐다.

최근 일본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에 2억달러에 매각된 비키(Viki) 엔젤투자자의 성공사례도 인수합병(M&A) 시장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 엔젤투자자는 3만5000달러를 투자해 26배인 90만달러를 회수했다고 한다. 일본기업에 매각된 점이 아쉬운 점이다.

한 정부기관 관계자는 “실리콘밸리도 엔젤투자시스템 정착에 70∼80년의 시간이 필요했다”며 “현재 우리는 가지 않은 길을 가는 만큼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 지속적이고 일관적인 정책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시점은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블랙엔젤의 출현을 완벽하게 사전 예방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강력한 사후관리로 건전한 엔젤투자환경을 만들어가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