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SW 수출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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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욱 마크애니 대표

소프트웨어(SW) 수출은 우리 국민과 사회의 소망이자 염원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다양한 수출 장려책을 내놓고 공공시장에서 퇴출당한 대기업 계열사들도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적은 별로 없는 듯하다. 간혹 일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솔루션 기업이 언론에 소개된다. 하지만 수출로 지속적인 매출 증대를 이루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회사는 아직 없다.

트라셋(Trasset)은 1997년 헝가리에 설립된 SW 기업이지만 이미 유럽과 중동·아시아 15개 지역에 진출해 100개 이상의 글로벌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금융기업에 자산·자금관리 시스템을 공급하는 이 회사는 이슬람권의 지원에 힘입어 급성장 중이다. 특히 중동 지역 은행 업계 강호인 알라지 은행의 지원에 힘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랩보다 조금 일찍(1988년) 창업한 대만의 보안기업인 트렌드 마이크로는 현재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데 지난해 매출액이 1조3200억원에 이른다. 안랩의 열 배다. 트렌드 마이크로는 1992년 인텔과 1993년 노보텔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급성장했고 지금은 글로벌 보안회사로 자리 잡았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10건의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렸다.

통신회사에 고객관리시스템을 공급하는 엠독(AMDOCS)은 1982년 이스라엘에서 창업을 했지만 뉴욕시장에 상장했다. 연매출 3조6300억원(약 33억달러), 직원 2만명을 고용한 대형 글로벌 SW 기업이다. 물론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유태인의 지원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덩치가 이처럼 커진 것은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진행한 16건의 M&A 덕분이다.

자동차와 에너지 설비 관련 SW를 공급하고 있는 인도의 KPIT 역시 글로벌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06년 자동차 설비 분야에 뛰어 들어 짧은 기간에 세계 15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4억달러를 넘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와 자동차 SW 플랫폼 국제규격인 오토사(AUTOSAR)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종업원 수는 8800명 내외다.

이들 성장 기업은 대만·이스라엘·헝가리·인도에서 창업했지만 지금은 글로벌 SW 기업이 됐거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공통점은 자국 기반이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글로벌 기업의 네트워크나 파트너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이다.

트렌드 마이크로의 성장에는 미국에서 공부한 해외파의 공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의 제품은 내수기반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도 대단히 비싼 편이지만 해외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일단 궤도에 올라서고 난 후부터는 M&A로 몸집을 불리고 해외 시장에 상장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토종 기업용SW 개발사들은 늘 `세계 최고 기술`이라면서도 국내시장에서 저가경쟁으로 피투성이가 돼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 반면에 우리가 한 수 아래로 보는 대만·인도·헝가리 SW기업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몰려오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솔루션 기업들이 글로벌 SW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해외 시장에서 성장하려는 글로벌 감각과 노력, 대형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그리고 활발한 M&A가 필요하다.

기업 SW 분야의 `글로벌화`가 SW 해외 수출의 가장 시급한 문제다.

최종욱 마크애니 대표 juchoi@marka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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