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스타일을 살린 대기업의 동반성장 노력이 서서히 성과를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는 15일 FKI타워 컨벤션센터에서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LG전자 등 5대 대기업의 `제2기 한국형 동반성장 모델`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협력사의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통해 글로벌 전문 강소기업으로 키우는데 역점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의 동반성장모델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삼성은 유망 중소기업에 자금·인력·기술 등을 집중 지원하는 강소기업 육성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있는데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신기술 개발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11년부터 운영된 프로그램을 통해 `2013년 올해의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14개사는 2010년 대비 2012년 매출이 1조원가량 늘었고 이중 절반이 세계 시장점유율 5위권에 속해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이런 삼성의 동반성장 노력에 대해 “삼성그룹 계열사 대부분이 조립 산업이기 때문에 협력사를 키우지 않고는 모체인 삼성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1993년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선언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현대·기아차는 장기거래와 해외 동반진출 등을 통해 중소협력사를 중견기업으로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종욱 서울여대 교수는 “현대·기아차는 2만여개 자동차부품 중 95%이상을 협력사에서 구매하기 때문에 협력사의 경쟁력이 곧 완성차의 경쟁력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기아차의 협력사 평균거래기간은 27년으로 중소기업 평균업력(11.1년)보다 2.7배 높았으며, 대기업으로 성장한 협력사도 2001년 이후 46개사에서 139개사로 3배,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협력사도 37개에서 109개로 2.9배 늘었다.
LG전자에 대해서는 협력사에 수개월간 베테랑 직원들로 구성된 전문가들을 파견, 생산성 및 경영혁신을 지원하는 사례가 소개됐다. 롯데마트와 롯데홈쇼핑은 마케팅 역량을 활용한 판로개척 지원 등을 통해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실천하고 있다.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도 기업특성에 맞게 다양한 스타일로 추진돼야 기업의 창의성이 발휘되고, 산업계 전반으로 동반성장이 확산돼 창조경제 실현과 건강한 산업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