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욕하던 오라클, 내년에 사업 대폭 강화

일부 영역에서 제한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던 오라클이 새해부터 사업을 대폭 확대한다. 저가 `서비스형 인프라(IaaS)` 서비스로 아마존과 경쟁한다. 래리 엘리슨 회장이 `클라우드 컴퓨팅은 단순 마케팅 용어에 불과하다`며 강력하게 비난하던 때와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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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은 최근 열린 2분기 실적발표에서 내년에 가격경쟁력을 갖춘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가옴은 기업용 데이터베이스와 애플리케이션이 핵심 사업인 오라클이 내년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보도했다. 서버와 스토리지 같은 컴퓨팅 자원을 싼 가격에 웹 서비스로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아마존, IBM, 마이크로소프트, 랙스페이스 등 기존 클라우드 업체와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한다는 각오다.

이번 발표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지금까지 오라클이 대기업,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고마진 비즈니스를 펼쳐왔기 때문이다. 기가옴은 소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에서 오라클이 몸을 부대끼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아마존과 MS 등이 끊임없이 가격 인하 경쟁을 벌이는 곳이다.

오라클의 저가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은 전체 클라우드 전략의 일부다. 저가 인프라 서비스로 확보한 고객에게 애플리케이션과 플랫폼도 클라우드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엘리슨 회장은 최근 있었던 2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서비스형 애플리케이션과 플랫폼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프라와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을 동시에 제공하는 사업 모델은 경쟁사에는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향후엔 세일즈포스닷컴, SAP, 워크데이 같은 주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과도 정면 승부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엘리슨 회장은 “오라클은 다른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회사별로 특화된 팀을 꾸려 경쟁력을 키워왔다”며 “이 전략에 힘입어 클라우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성장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오라클은 후발 주자다. 엘리슨 회장은 `아마존과 같은 저가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은 하지 않겠다` `세일즈포스닷컴 클라우드는 가짜` 등의 말을 하며 클라우드 업계를 비난했다. 지금은 오라클이 스스로를 클라우드 업체로 홍보한다. 이달 초엔 클라우드 플랫폼을 개발하는 비영리단체인 오픈스택에 합류했다. 릭 셔룬드 노무라증권 분석가는 “오라클이 17번째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은 클라우드 사업 기반을 단단히 하려는 증거”라고 전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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