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미국 금융권과 본격적인 마찰을 빚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기반 사업을 하려면 제일 먼저 은행 계좌를 개설해야 하지만 민간 은행 대부분이 당국 규제를 우려해 쉽사리 개설해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비트코인 열풍을 등에 업고 사업을 확장하려는 업체 다수가 은행 계좌 개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은 4년 전 첫 선을 보인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가격이 폭등하자 악셀파트너스, 제너럴캐털리스트파트너스, 라이트스피드벤처파트너스, 유니온스퀘어벤처스 같은 유명 벤처캐피털(VC)사는 최근 몇 달간 비트코인 관련업체에 뭉칫돈을 투자했다. 이들이 투자한 업체는 주로 민간 비트코인 거래소나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조직, 운영하거나 직원의 월급을 비트코인으로 지급한다.
은행은 이들 업체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업체가 돈세탁 방지법을 위반하거나 불법 행위에 연루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상화폐소 `크라켄`을 운영하는 창업가 제스 파월은 지난 1년간 은행 계좌 개설을 위해 30여곳의 은행과 접촉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파월은 “수십 명의 은행 담당자와 접촉했고 일부 진전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퇴짜를 받았으며 시간낭비였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개설이 막히자 관련 계좌를 허용하는 독일 은행에서 해결했다.
미국 은행권은 비트코인 기업의 은행 계좌에 대해 경계 수준이 아닌 실질적인 압박에 들어갔다. 지난달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비트코인 관련 기업의 자금지원 계좌를 동결했다. JP모건체이스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모든 현금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웰스파고은행은 비트코인 송수신자에 대해 자체 정밀 심사요건을 만들어 충족할 것을 요구했다.
일부 업체는 기업명에 `비트코인` 또는 `비트`라는 단어를 제외하는 방식으로 은행 조사를 피해보려 하지만 은행권 심사가 깐깐하게 진행돼 큰 효과는 없는 상황이다. 비트코인 업체로 구성된 단체인 비트코인파운데이션의 패트릭 무르크 대표는 “은행이 비트코인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이 산업 병목현상의 원인”이라며 “이들에겐 은행계좌가 있어야 비트코인 핵심 설비를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은행규제를 담당하는 미국 통화조정국 대변인은 “은행은 어떤 고객을 받아들일 지에 대해 자체적으로 결정한다”며 “고위험군에 속하는 가상화폐는 더욱 철저한 위험관리와 통제를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