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인]`IT과학기술 전문가` 주대준 카이스트 S+컨버전스 책임교수

“융합이 대세입니다. 창조경제도 출발은 컨버전스입니다. 세상에 아주 새로운 건 없습니다. 쓸 만한 기술은 이미 다 나와 있습니다. 이제는 필요한 기술을 서로 엮고 묶어야 합니다. 그래야 새로워집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는 시대입니다. 2014년 새해 가장 큰 화두는 컨버전스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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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대준 카이스트 교수(61)가 `융합 전도사`를 자청하고 나섰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로 명성을 얻은 주 교수는 새해 가장 역점을 두는 두 축으로 사이버 보안과 함께 융합을 꼽았다. 주 교수는 이미 창조경제가 새 정부 핵심 국정 과제가 되기 전인 2010년부터 과학과 IT를 포함한 기술 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08년까지 경호실 경호차장으로 퇴임 후 카이스트로 오면서 역점 사업으로 `S+컨버전스 최고경영자` 과정을 개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10년 개설 당시만 해도 다른 대학의 비슷한 과정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보기 좋게 예상은 빗나갔다. 매 기수 수료생이 50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올해 7기 과정까지 끝냈으며 배출한 인원만도 350명에 달한다. 4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명품 과정으로 우뚝 섰다.

“S+는 스마트형 융합 전문가를 키우자는 취지였습니다. 전국에 수백 개가 넘는 기업을 위한 과정이 있지만 S+는 출발부터 다릅니다. 대부분 친목이 목적이지만 우리 과정은 말 그대로 전문가 육성입니다. 산업계 최신 흐름과 최고 관리자에게 꼭 필요한 맞춤식 정보, 위기관리 능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 교수는 “각 대학 최고경영자 과정을 정밀하게 분석해 장단점을 파악하고 꼭 필요한 내용만 모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상·하반기 6개월 진행하는 과정은 지속가능경영·컨버전스·글로벌생존·사이버보안·국가정책·비즈니스 전략으로 나눠져 있다. 일회성 교육으로 끝나지 않고 강의 내용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전송해 준다. 교수진 면면도 화려하다. 카이스트 대표 교수진에 오명 전 과학기술부총리,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윤은기 중앙공무원 교육원장, 변대규 휴맥스 대표 등이 연사로 나선다.

정규 수업 30분 전에 `0교시`를 운영한다는 점도 독특하다. 주 교수는 “0교시 자율학습시간에는 트위터·구글·아이폰·페이스북 등 산업계에서 `핫(hot)`한 서비스 활용법을 개인 지도 형태로 알려 준다” 며 “기술 흐름과 함께 최신 콘텐츠로 활용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알려 줘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카이스트 부총장까지 지낸 주 교수는 사실 정부와 산업계에서 사이버보안 선구자로 명성이 자자하다. 청와대 시절부터 소신을 가지고 가장 공을 들인 분야였다. 처음으로 민간 주도의 사이버보안 연구센터를 만들었고 정보보호대학원을 설립했다. 웹페이지 비정상 정보 탐지시스템 `사이몬`을 자체 개발해 보급에 나서는 등 뚝심 있게 사이버 강국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아직도 주 교수가 보는 국내 사이버보안 수준은 걸음마 단계다. 국가대계 사업이지만 대형 사건이 터지면 그 때 잠깐 관심을 갖는 이벤트 관심 정도라는 이유에서다. “사이버보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인터넷과 모바일 등 탄탄한 네트워크에 정비례해서 보안이 현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세계가 인정하는 IT강국입니다. 그럼에도 아직 거버넌스 체계도 정립돼 있지 않습니다. 컨트롤타워가 없다보니 보안 사고가 터지면 임시방편입니다.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은 꿈도 꿀 수 없습니다. 더 늦기 전에 청와대가 주도해서 사이버보안 구심점을 만들어야 합니다.” 주 교수는 “새 정부의 수많은 과제가 있지만 가장 최우선 순위에 정부, 산업계, 연구기관을 긴밀하게 연결하는 사이버 공조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힘 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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