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8VSB` CPS 요구 논란…SO업계와 대공방 예고

지상파 방송사가 8레벨잔류측파대(8VSB) 방식으로 송출되는 고선명(HD) 채널에 가입자당 재전송료(CPS)를 요구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지상파 요구가 관철되면 올해 산정된 재전송료를 기준으로 960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업계가 거세게 반발할 조짐이다.

지상파 관계자는 22일 “8VSB는 디지털 케이블TV 가입자만 시청할 수 있던 HD 화질을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도 볼 수 있도록 해 사실상 디지털 전환”이라며 “방침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8VSB 이용자 수만큼 SO에서 재전송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8VSB가 저가 요금제를 고착화시키고 케이블TV 업계의 기득권을 유지시키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부정적이지만 이 방식의 상품이 유료방송의 디지털 전환이라고 인정되면 CPS 재논의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8VSB는 현재 지상파 방송에만 허용되는 디지털 방송 전송 방식이다. 이를 케이블 채널에도 허용하면 954만명의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가 지상파처럼 깨끗한 화면의 HD방송을 볼 수 있다.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도 디지털 전환을 하지 않아도 HD방송을 볼 수 있게 돼 케이블 방송 디지털 전환이 자연스럽게 진전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케이블 업체와 지상파의 CPS 계약에는 `HD 디지털 상품 가입자에 대해서는 재전송료 요구가 가능하다`고 돼 있다. 이 때문에 8VSB 방식을 `디지털 전환`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KBS 2TV·MBC·SBS 지상파 방송사는 디지털 케이블TV 가입자에게 현재 한 채널당 월 280원의 재전송료를 받고 있다.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는 2013년 6월 기준으로 954만명이다. 가입자 한 명당 연간 내야 할 재전송료는 3개 채널에 12개월을 곱한 1만80원이다. 여기에 954만명을 곱하면 약 960억원에 달한다.

케이블 업계는 “8VSB에 재전송료 적용은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상품 가격을 인상할지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는 시기상조며 8VSB를 도입하더라도 요금 인상이 거의 없어 재전송료를 주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지상파가 재전송료를 요구한다면 케이블 업계가 공동 대응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케이블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까지 지상파가 8VSB 도입을 반대하는 이유로 8VSB가 반쪽짜리 디지털 전환이라고 주장했다”며 “이런 입장을 바꿔 8VSB도 디지털 전환이니 재전송료를 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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