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후보의 가장 중요한 미션은 KT 경영 정상화다.
KT가 처한 현재 상황은 처참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년에는 적자 경영 전망까지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전통적 효자인 유선 사업 침체는 반전의 여지가 없다. 4세대(4G) LTE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TE-A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KT의 매출과 가입자, 가입자당 매출(ARPU) 등 개별 지표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통신 대표 기업이라는 자부심을 가진 임직원의 상처는 심각하다.
전·현직 KT 임직원은 “KT가 처한 경영 위기는 전임 경영진이 자초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통신 경쟁력의 원천인 주파수, 네트워크에 대한 몰이해 등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이 KT를 벼랑으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반도체 제조업만 해본 황 후보자가 정보통신서비스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 반 우려 반의 걱정을 제대로 들여다보라는 것이다.
KT 핵심 경쟁력인 통신 부문에서 부진은 가장 뼈아픈 실책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지난 5년간 통신을 제외하고 거룩한 담론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900㎒ 대역 주파수의 전략적 가치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결과, KT는 LTE-A 경쟁에서 후발주자로 전락했다. 이에 앞서 LTE로 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와중에도 와이브로(Wibro)-와이파이(WiFi)-3G(WCDMA) 활용을 극대화한다는 `3W전략`으로 일관했다. KT 통신 본연의 경쟁력이 추락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석채 전 회장의 치적으로 회자되는 KTF와의 합병 역시 통신 경쟁력을 후퇴시킨 악수라는 평가도 나왔다. KT 전직 임원은 “합병으로 KT의 압도적인 유선 경쟁력이 사실상 소멸되고, KT와 KTF의 경쟁효과가 사라져 무선 경쟁력마저 도태됐다”며 “합병은 결과론적으로 시너지보다 손실이 더 많았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KT는 이처럼 약화되는 통신 경쟁력을 극복하기 위해 미봉책을 동원했다. 보조금을 동원하거나 악화되는 실적을 자산 매각을 통해 가리는 눈속임을 자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례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7월 KT를 불법 보조금 주도 사업자로 판단, 1주일간 영업정지를 부과했다. KT는 당시에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많은 보조금을 살포했지만, 가장 많은 가입자가 이탈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했다. 통신의 본원적인 경쟁력이 훼손된 상황에서 임기응변이 오히려 부메랑이 될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이 때문에 KT 경영 정상화는 무엇보다 통신 본연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게 KT 안팎의 지적이다. 지난 5년간의 시행착오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이게 전제되지 않는 한 KT 경영 정상화는 요원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단기적인 실적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장단기적인 비전을 수립, 체계적으로 성공의 기틀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한 건 KT 경쟁력 회복은 물론이고 55개 계열사와의 유기적 시너지 창출도 유무선 인프라로 대표되는 통신이라는 근간이 제대로 서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과감하고 막대한 투자가 능사라는 게 아니다. 전략적 판단과 시의적절한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KT 전직 사장 출신 인사는 “통신의 경쟁력은 네트워크에서 비롯된다”며 “황 회장 후보가 새로운 비전과 청사진 제시에 앞서 네트워크에 천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다른 KT 전직 임원은 “국가 기간 통신사업자인 KT가 유무선 시장에서 확보한 네트워크 구축 및 운영 노하우는 세계 최고 수준급”이라며 “개념조차 모호한 탈통신보다 이런 노하우를 동남아 등 해외로 수출하는 것이 더 확실한 성장동력”이라고 지적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