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없는 HP, 국산 DB 기업에 잇단 `러브콜`

글로벌 IT 기업 휴렛팩커드(HP)가 국내 데이터베이스(DB) 솔루션 기업에 기술제휴와 마케팅 협력 등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HP는 MS, 오라클, IBM 등 이른바 `글로벌 IT 공룡 기업단` 가운데 자체 DB 솔루션을 보유하지 않은 유일한 기업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HP가 국내 DB 전문기업과 사업 협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일차적으로 어플라이선스 형태의 기술개발 협력은 물론이고 제품 교육 및 공동 사업 추진 등 다양한 공조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협력이 한국지사 차원뿐만 아니라 일본지사까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향후 인수합병(M&A)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국지사는 국내 대표 DB 업체 티베로, 알티베이스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티베로와 어플라이언스 제품 공급 기술 협력에 나섰다. 새해 제품을 출시하고 하반기 본격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내 지사의 이 같은 협력은 일본으로도 이어졌다. HP 일본 지사는 최근 티베로와 일본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HP 일본 지사가 운영하는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티베로의 DB가 판매되고 있다.

티베로 측 관계자는 “일본 시장도 국내 상황과 마찬가지로 오라클 DB 외엔 뚜렷한 대안이 없다”며 “국내에서 티베로가 다양한 사례로 성능이 검증되면서 일본 기업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인도에서는 HP 직원을 대상으로 알티베이스 DB 제품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HP가 오라클이 SW와 HW를 결합한 엔지니어드시스템으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면서 이를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국내 DB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분석하며 “국내 기업으로서는 사업성과에 명확한 분배만 이뤄진다면 글로벌 기업과 제휴를 마다할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판로 개척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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