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에피 웨이퍼를 제조하는 핵심 장비인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 가격이 최근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 2010년 이후 LED 시장이 공급 과잉을 빚으면서 설비 투자가 실종된 탓에 MOCVD 업체는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장비 가격이 급락하면서 조명 시장이 개화할 것으로 기대되는 내년 이후 설비 투자가 회복될 조짐도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MOCVD 가격은 4인치 웨이퍼 장비 기준 130~150만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난 2010년 투자 붐이 일었을 때 300만달러 이상을 호가하던 장비 가격이 절반 이하로 내려간 것이다. 올해 초 약 200~230만달러와 비교해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장비 가격이 급격히 내려간 가장 큰 이유는 세계 양대 MOCVD 업체 중 하나인 미국 비코가 판매 부진을 이유로 가격 인하를 단행한 일이다. 경쟁사인 독일 엑시트론 역시 지난 2년간 중국으로부터 발주를 받았던 장비 구매가 취소돼 재고 정리용으로 가격을 낮출 가능성도 있다.
비코는 지난해 9월까지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4억917만1000달러를 올린데 비해 올해는 같은 기간 2억5854만달러에 그쳤다. 수익률도 급감해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 누적 3575만3000달러 손실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4423만7000달러 이익을 달성했었다.
엑시트론 역시 올해 3분기 누적 1억3180만유로의 매출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억5030만유로와 비교하면 12% 감소한 수준이다. 이 기간 매출총이익(Gross margin)에서 2480만유로의 적자를 내 지난해 1730만유로보다 그 폭이 커졌다.
MOCVD 가격이 떨어지는 가운데 내년부터는 LED 조명 시장이 연 평균 25%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추정치에 따르면 조명용 LED 시장은 올해 45억8600만달러, 내년 57억300만달러로 각각 신장될 전망이다. 오는 2017년까지 연평균 21.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장비 가격 하락과 조명용 LED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MOCVD 설비 투자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국내 조명용 LED 패키지 최대 업체인 서울반도체는 자회사 서울바이오시스(옛 서울옵토디바이스)에 MOCVD 신규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사장은 “내년 4인치 MOCVD 증설 투자를 추진할 것”이라며 “투자 규모는 확정하지 않았지만 증설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해 중고 MOCVD 한 대만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진LED와 루멘스도 조명 시장을 염두에 두고 추가 투자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일진LED 관계자는 “현재 연간 2억개 규모인 LED 칩 생산량을 내년 실적에 따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2010년과 같은 대규모 증설 투자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