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조선중앙통신 인터넷 기사 대다수를 삭제했다고 17일 매셔블이 보도했다.
매셔블에 따르면 북한은 10월 1일 이전 조선중앙통신 기사를 단 7개만 빼고 전부 삭제했다. 올 9월까지 사이트에 게재한 기사 3만5000개 중 거의 모두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삭제 전 전체 3만7000여건이었던 기사는 현재 1884개만 남았다. 전체 디지털 기록의 95%가 날아간 셈이다.
북한이 조선중앙통신 기사를 삭제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대규모 자료 폐기는 처음이다. 삭제된 기사 일부는 영어와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번역돼 함께 제공했다. 이 기사도 모두 삭제됐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북한이 없앤 기사는 10만개가 넘는다. 기사 삭제는 온라인만이 아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기사 2만개를 삭제했다고 알려졌다.
이 조치는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공개처형 후 이뤄졌다. 남아 있는 기사 대부분은 10월 이후 작성된 것으로 장성택 처형을 정당화하는 내용이다. 장성택을 `혐오스러운 인간쓰레기` `개만도 못한 인간` 등으로 비난하는 내용이다. 장성택은 유일영도 체계 도전과 개인 비리 등의 죄목으로 체포돼 나흘 만에 처형됐다. 장성택과 이혼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 관련 기사는 삭제되지 않았다.
북한이 장성택 처형 후 그의 행적이 담긴 기사는 물론이고 기록영화 등을 삭제한 것은 이미 알려졌지만 그와 관련 없는 모든 인터넷 기록을 지우는 것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미디어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비영리단체 `NK뉴스닷오알지` 관계자는 “김정은 국방위원장을 중심으로 북한의 역사를 새로 쓰려는 의도로 읽힌다”며 “기술적으로 장성택 관련 기사만 삭제하기 어려워 아예 모든 기록을 지우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