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에 특허관 파견하는 선진국, 우리는 제자리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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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던 한 국내 방송사업자가 상표 등록을 위한 조사 과정 중 중국인이 무단으로 방송사 상표를 출원한 사실이 발견됐다. 방송사에서는 중국 대사관에서 지식재산(IP)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특허관에 협력 요청을 했다. 중국인이 선점한 상표권이지만, 무단 출원이라는 점에서 활용했다. 특허관이 현지 정부와 유관기관 등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올해 중국 측에서 상표 무효 판결을 받고 방송사는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우리기업 무역·투자와 지식재산(IP)권 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특허관이 소수 선진국에만 집중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외 특허관처럼 교역이 급증하고 있는 브릭스(BRICS)와 아세안(ASEAN) 등 신흥시장 특허관 파견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일본·영국 등 주요 IP 선진국이 해외에서 자국 기업 IP 전략 지원을 목적으로 IP 담당관(특허관) 파견을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은 지난 2011년 중국을 시작으로 지난해 인도·브라질 특허관을 임명하고 올해 아세안 담당 특허관을 추가 파견했다. 김혁준 지식재산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아세안 중시 기조 속에서 해당 지역 IP 제도 정비와 무역 투자 확대를 위해 미얀마 등에 특허관 임명을 예정하고 있다”며 “남미 시장 개척 지원을 위해 브라질에도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도 IP권 국제 보호와 집행 강화를 위해 태국·인도·브라질·멕시코·러시아 등에 특허관을 파견한 상태다.

주요 선진국이 아세안 지역과 남미지역 특허관을 확대하는 것은 해당 국가 상대 교역량 비중이 늘면서 진출 기업 IP 전반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는 평가다. 영국 전체 교역량 중 싱가포르·중국·인도·브라질 교역량 비중은 전체 6.0%(2003년)에서 9.1%(2012년)으로 증가했다. 일본 전체 교역량 중 특허관 파견 지역인 태국·미얀마·중국·인도·브라질 교역 비중도 2003년 19.9%에서 지난해 26% 수준으로 올랐다.

주요국이 신흥 시장 특허관 파견을 확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미국·벨기에·스위스·중국·일본 등 선진국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 교역량 변화를 볼 때 브릭스 지역과 아세안 지역 특허관 추가 파견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특허관 추가 파견에 대한 내부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외교부와 안전행정부 등과 협의해 추가 파견을 검토했지만 결과적으로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 IP 전문가는 “특허전쟁 시대 다양한 시장에서 특허 정보 수집과 해외 진출 기업을 지원해야할 특허관 파견이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다”며 “파견 국가 다변화를 통해 해외 시장 공략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릭스(BRICS)·아세안(ASEAN)=브릭스는 빠르게 경제성장을 보이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지칭. 아세안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으로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이 소속돼 있다.

신흥시장에 특허관 파견하는 선진국, 우리는 제자리 걸음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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