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두 거물 엘론 머스크와 제프 베조스의 첫 우주 전쟁에서 머스크가 먼저 웃었다.
더레지스터는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 우주 화물회사 스페이스X가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을 제치고 미국항공우주국(NASA) 우주왕복선 발사대 임대권을 따냈다고 보도했다. 이 사업은 민간 우주 개발에 매달린 두 회사의 시장 선점 전초전이다. 발사대를 임대하면 우주 인프라 확보에 드는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한다.

NASA는 스페이스X를 플로리다 케이프커너버럴 우주발사대 `A39` 운영사업자로 선정했다. 미 정부는 재정 악화로 우주개발 사업을 대폭 축소하며 발사대 민간 임대를 추진했다.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이 입찰에 맞붙었다. 지난 9월 블루 오리진은 스페이스X가 발사대를 독점적으로 사용하려 한다며 미 의회 회계감사원(GAO)에 입찰 항의서를 냈다. 이 일로 당초 10월 초 마무리될 발사대 임대는 두 달이나 미뤄졌다. GAO는 최근 블루 오리진의 입찰 항의를 거절했고 NASA가 바로 스페이스X를 낙점했다. 예산 감축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NASA는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해 발사대 유지비용에 20만달러(약 2억1000만원)나 더 썼다.
스페이스X는 39A 발사대를 5년 간 빌려 쓰며 블루 오리진보다 민간 우주 사업에 우위를 점한다. 39A 발사대는 처음 달을 탐사했던 아폴로11호를 발사한 역사적인 장소다. 스페이스X는 최근 첫 상업 위성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리며 사업성과도 블루 오리진을 능가한다. 지난 3일 세계 2위 위성통신사 SES 인공위성 SES-8을 팰컨9 로켓에 실어 궤도로 올려 보내는데 성공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10월 팰컨9 로켓으로 무인 화물선 드래건을 국제 우주정거장으로 발사했다. 이 회사는 우주정거장에 12회 화물을 전달하는 조건으로 NASA와 16억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 계약을 맺었다.
블루 오리진은 아직 우주에 우주선을 띄우지도 못했는데 2018년까지 발사대를 맘대로 쓸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블루 오리진은 저궤도 우주관광사업을 한다. A39 발사대 임대에 실패한 블루 오리진은 NASA가 보유한 또 다른 발사대 39B를 이용해야 한다. NASA 일정이나 다른 기업 예약이 밀려 원하는 때 발사대를 잡기가 힘들어 스페이스X보다 우주 개발에 불리하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