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이 IT업계에 남긴 가장 큰 교훈 “비밀은 없다”

`누구든지 무엇이든 보여주고 보는 세상`

2013년이 IT업계에 남긴 가장 큰 교훈은 `비밀이 없다는 사실`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붕괴:인터넷이 남긴 슬픈 유물, 비밀은 없다`는 제하 기사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기밀정보 시스템 탄로를 비롯해 올해 터진 굵직한 사건이 이 하나의 문장으로 귀결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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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은 올해 보고서를 내고 정부가 주요 도시 시민의 차량 운행이동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미지는 보고서 표지.

뉴욕타임스는 “NSA는 모두를 해킹하고 중국이 우리 PC를 강탈했으며 구글은 홈네트워크를 훑고 페이스북은 사생활 정보 정책을 서투르게 바꿨다”며 올해 IT 이슈를 회상했다. 에드워드 스노든이 NSA의 도감청·해킹 사실을 폭로해 세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외교·무역 마찰로까지 이어진 중국과 미국의 사이버 전쟁이 확대됐다. 지도 서비스를 만들던 구글이 와이파이망 등으로 개인·위치정보를 모은 사실이 알려지고 사생활 정보 수집·노출을 증폭시킨 페이스북의 잇단 정책 변경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스냅챗`과 `위스퍼`처럼 메시지를 즉각 삭제해 비교적 사생활 정보를 보호하는 것처럼 보였던 회사도 다르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스냅챗의 사생활 정보 페이지는 사적인 이미지가 누군가의 스마트폰 혹은 `자체 서버`에 저장된다고 설명한다”며 “이미지가 지워진 이후에도 다시 살려낼 수 있다고 밝힌다”고 결국 내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10대용 `잇(it)` 앱을 서비스하는 위스퍼도 가입자가 올린 이미지와 텍스트의 지식재산권을 회사가 갖고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피신처도 안전하지 않았던 셈이다.

인터넷서비스업자나 통신사도 마찬가지라 지적한 뉴욕타임스는 “메시징 앱이 채팅 내용을 추적하지 않아도 NSA나 다른 정부가 하고 있으며 이들은 어디에도 있다”며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게임을 할 때도 추적 당했다”라고 부연했다. 스노든 문서에 따르면 NSA와 영국 정부통신본부(GCHQ)는 WOW와 X박스 라이브, 세컨드 라이프 등 온라인 게임도 사찰했다.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도 감시 대상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CCTV와 차량 번호판 인식기 등을 써서 주요 도시 지역 차량 운행·이동 정보를 수집했다”고 부연했다.

페이스북·구글·트위터·애플 등 사실상 주요 IT기업 계정과 개인정보가 털리는 초유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도 줄이었다. 이미 법·규제로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넘쳐나는 개인정보가 온라인에 매일 쏟아진다.

벤 위즈너 ACLU 웅변·사생활·기술 프로젝트 디렉터는 “확실한 것은 이미 추적기술이 민주주의적 제어 범위를 벗어났다는 것”이라며 “올해 배운 것은 정보 당국이 우리의 행위를 사찰키로 결정했다는 것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없다는 것”이라 말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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