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하이마트가 그룹 내 대형마트인 롯데마트 입점을 대폭 늘린다. 롯데가 국내 최대 가전전문유통점 하이마트 인수 후 그룹내 대형마트인 롯데마트와의 본격적 시너지 창출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새해부터 롯데하이마트를 롯데마트에 입주시키는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내년에만 30여개의 하이마트를 롯데마트에 `인숍` 형태로 입점 시킬 계획이다.
앞서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롯데는 롯데마트 내 디지털전문매장인 `디지털파크`를 하이마트로 전면 전환한 바 있다. 15개의 디지털파크가 하이마트로 모두 간판을 바꿔 단 데 이어 내년부터는 기존 롯데마트를 활용해 하이마트의 신규 점포 확대에 나서는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는 올 하반기 디지털파크를 하이마트로 전환하면서 일정부분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중장기적으로 대형마트와 가전전문점의 결합이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하이마트의 롯데마트 입점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그동안 하이마트 점포는 대부분 주요 상권에 단일 건물과 대형 주차장을 갖춘 `로드숍` 형태로 운영돼 왔다. 올 하반기 디지털파크를 대체하면서 가전전문 유통에도 마트내 `인숍` 개념을 도입했다.
인숍은 대형 로드숍에 비해 투자비용이 적게 든다. 특정 가전제품을 사겠다는 목적형 고객 이외에 대형마트를 방문한 일반 고객까지 영업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미 포화상태인 주요 도심거점에는 로드숍을 낼 마땅한 자리가 없다. 롯데마트 입점은 주요 상권에 가장 빠르게 진출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업계에서는 `매장 수=매출`이라는 인식이 있다. 롯데마트 입점까지 고려하면 롯데하이마트의 매장 수는 내년말 380여개까지 늘어나게 된다.
롯데마트도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강력한 가전유통전문점을 마트내로 입점시키면서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 다른 대형마트와의 비교 우위를 노린다. 롯데하이마트로부터 임대 수익을 얻으면서 롯데마트 자체의 위상 강화까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편, 롯데가 가전유통사업 `새판짜기`에 나서자 삼성·LG 등 주요 전자제품 제조사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와 롯데 그룹내 백화점, 홈쇼핑, 온라인쇼핑몰 등이 제품 공동 소싱에 나설 가능성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롯데가 다양한 유통 채널별 가전제품 구매창구를 단일화하면서 제조사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전략을 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