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발의법안, 규제 양산한다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률안이 정부 발의안보다 7.2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심의절차가 간소한 의원입법이 남발되면서 규제를 양산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1일 최병일 원장과 김현종 연구위원이 공동 작성한 `규제관련 의원입법 개선대안 모색` 보고서를 통해 규제 과잉입법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의원발의안 심의 과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15대 국회 당시엔 의원 발의안이 정부 발의안보다 1.4배 많고 가결된 법안은 의원안이 정부안보다 0.7배에 불과했으나 18대 국회 들어 정부안보다 의원 발의안수는 7.2배, 가결안수는 2.4배로 늘었다.

2008년 5월 30일부터 2011년 6월 30일까지 발의된 법률안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의원 발의안중 규제 신설·강화 발의안 비중은 17.8%로 정부발의안(9.4%)보다 높았다. 또 의원법안 가결건수 가운데 규제 신설·강화 법안의 비중 역시 17.0%로 정부안 가결의 경우(7.4%)보다 높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과 입법 현황을 비교한 결과 의원 발의안이나 가결안이 정부안보다 높은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했다.

의원 발의법안이 가결되는 비율은 한국이 13.6%로 일본 36.4%, 독일 25.1%보다 낮았지만 일본과 독일은 의원발의안 수가 정부안의 0.8배 수준에 그쳤다. 영국과 프랑스는 정부안 대비 의원가결안 수가 각각 0.17배, 0.23배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이들 선진국이 의원입법 발의안에 대해 실질적 사전심사와 엄중한 검증절차를 거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이런 졸속 발의와 심사과정 부족으로 인한 규제의 과잉입법 문제는 국가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의원이 규제신설·강화 법률안을 발의할 때 규제영향평가분석서를 첨부토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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