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정부가 내년 9월부터 컴퓨팅 과목을 5세부터 16세까지 초중등 전 학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컴퓨터 작동 원리와 응용 프로그램 활용은 물론, 프로그래밍까지 포함하는 교육 정책을 수립했다. 현지 언론은 이를 두고 `조용한 혁명(a quiet revolution)`으로 표현했다. 영국이 국제 사회 디지털 리더로 자리 잡기 위해 내건 교육 혁신이다. 장기적인 포석이다.
스카이프, 전자투표로 잘 알려진 자원이 없는 인구 130만의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는 다섯 살 때부터 코드를 이용하는 프로그래밍을 정규 과목으로 채택했다. 핀란드는 초등학생에게 프로그래밍 교육을 한다. 미치 레스닉 MIT 미디어랩 교수가 아이들에게 코드를 가르치자고 주장하면서 스크래치라는 언어로 열강하는 모습을 테드(TED)에서 봤다.
이러한 정책 또는 주장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코드는 컴퓨터 신동만을 위한 게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이다” “아이들은 새로운 기술을 그냥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남이 해놓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데서 내가 만들어 사용하고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한다” 등 메시지가 분명하다. 한마디로 어릴 때부터 기술에 친근감을 갖게 하면서 논리력 사고력을 키워 디지털 강국이 되겠다는 전략이다.
우리 정부가 지난 10월 발표한 소프트웨어(SW) 혁신전략에 따르면 2017년까지 신규 SW 인력 10만명 추가 공급과 아울러 어릴 때부터 누구든지 쉽고 편하게 SW를 배울 수 있도록 온라인이나 방학 캠프에서 기회를 제공한다. 또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SW를 초중등 정규 교과과정에 반영하거나 수능 선택과목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학입시 제도, 교육과정 개발과 교사 양성 등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지만 다음 세대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창조 경제의 바탕이라고 생각한다.
스마트 기기와 정보 검색에 능한 우리 학생은 필요한 지식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세상에서 쉽게 찾아보고 이해 할 수 있다. 코드를 이용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알고리듬을 생각해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은 다른 차원이며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
국내 저명한 자동차공학과 교수가 약 300평 규모의 연구실 겸 강의실을 만들어 자동차 개발 분야 경력사원을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아주 기초적인 회로이론부터 임베디드 SW까지 교육한다. 자동차의 각종 기능을 구현할 때 지금까지의 하드웨어적인 접근을 SW적인 접근으로 생각을 바꾸게 해 그들이 신입 사원과 함께 SW적인 접근을 할 수 있도록 전체 기술의 틀을 바꾸는 게 목적이라고 한다.
그렇다. SW는 특별한 교육을 받은 전문가들이 하는 일이 아니라 운전을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듯이 누구나 자신의 생각과 일을 구상하고 코드화해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스피드와 지속적인 변신이 요구되는 시대, 디지털 지식기반 경제에서 SW 역량이 필수적이다.
일을 할 때도 주도적 역할을 하는지 보조적인 역할에 머무르는지에 따라 사기가 달라짐은 분명하다. 기업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들도 자신의 업무를 SW로 해결하는 경우와 타인에 의해 구상 되거나 설계된 일을 코드화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전자의 사기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대학에서 SW 공학을 전공하고 업계 공통 애로사항을 해결해주고 이끄는 소위 SW 엔지니어링 전문가로 자리매김한다면 유능한 인재가 SW 업계에 많이 모여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우리 어린이들도 교육 변화로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추리하고 함께 일하는 능력을 키워서 다음 세대에 어떤 일을 하든 재능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박계현 스틱인베스트먼트 고문 ghpark@sti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