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벤처육성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것 같다. 계측기가 대부분 1억~2억원이 넘는 고가장비인데 이를 무료로 빌려 쓴다. 반도체 IP설계 툴 등도 모두 받아 쓴다. 인력은 교육생을 뽑아 쓰고, 공간까지 지원받으니 다른 기업 대비 경쟁력에서 50점쯤 따고 들어간다.”-고속 신호전송 토털 솔루션 개발업체 스마트 파이 박성준 부사장.

#2. “창업보육실을 만들어 제품을 연구할 공간을 지원받고 있다. 외부IR이나 과제 제안서 쓰는 법 등을 도움 받았다. 실제로 성남산업진흥재단이 발주한 IT융합사업 수주 땐 과제 작성법을 하나하나 자세히 지원해줬다. 동종업체들이 특정 구역 내에 모여 있으니 정보교환 등에도 유리하다. -스마트 오디오 솔루션 개발업체 컨버스디지털 조영래 대표.
ETRI 서울SW-SoC융합R&D센터(센터장 조한진)가 팹리스 반도체업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지원 허브로 주목받고 있다.
센터가 위치해 있는 판교를 중심으로 강남 인근에만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중소벤처 반도체 설계 관련업체가 200여개나 포진해 있다.
조호길 SW-SoC 산업협력팀 책임기술원은 “시스템 반도체업체의 70~80%인 107개가 이곳을 졸업하고 업계에서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며 “최근엔 졸업기간 2년 제한없이 기업을 육성해 졸업시키는 창업보육 정책에 힘을 싣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 연간 예산은 130억원 가량된다. 시스템반도체 강소형 팹리스 기업 및 SoC 산업육성과 설계인력 양성, SW-시스템-팹리스-파운드리 간 개방형 융합플랫폼 구축 및 연계 촉진이 주요 미션이다.
고가장비인 반도체 설계 툴 서버를 운영하며, 업체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회원사만 100개가 넘는다.
센터가 만들어진 지는 15년 됐다. 관록과 노하우도 많이 쌓여있다. 지난 15년간 SoC 설계검증환경 사업을 통해 설계툴 지원만 1853개 업체 9084명, 설계검증 지원은 823건이 이루어졌다. 또 상용IP도입 지원이 1058건, SoC 시험지원 1005건, 창업보육 136개 업체, SoC 기술 및 시장정보와 포럼, 전시회 개최가 총 513건이다.
총 298종의 시제품 제작이 지원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코아로직과 엠텍비젼, 픽셀플러스, 아이앤씨테크놀러지 등이 30% 이상의 개발 성공률로 주위 팹리스 기업 성장을 견인했다.
매년 평균 100억원가량이 투입됐지만 나온 성과를 수치로 나타내면 대략 예산 투입 대비 22.2배에 달하는 약 2조6500억원의 경제적·비경제적 성과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됐다. 이 성과분석은 한국기업평가원이 수행했다.
인력 양성 부문에서는 석박사 고급인력이 지난 2004년 74개 과제 493명 참여를 시작으로 2006년 92개 과제 742명으로 매년 늘다 최근엔 예산지원액이 급격히 줄어들며 15개 과제 261명 참여로 양성폭이 다소 줄었다. 초기 취업률이 100%, 지난해엔 74.5%를 기록했다.
업계 측에선 정부의 예산 지원을 늘려서라도 반도체 고급인력 양성의 산실로 자리매김한 센터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업체 실무인력 양성부문에서는 지난해 중·단기로 1244명을 교육시켰다. 칩제작(MPW) 실무인력은 지난해 총 3922명을 양성했다.
산학협력 부문에서는 칩설계 공동연구를 통해 중소·중견 기업에 고용촉진을 위한 약정체결이 14개 대학 56개 기업과 협력관계를 갖고 있다.
창업보육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8개 업체를 보육 중이다. 상암 DMC에 있을 때는 최대 17개까지 보육했다. 판교로 이전해온 이후로는 세 들어 있는 입장에서 규모의 경제로 운용하다보니 추가 모집은 자제하고 있다.
8개 업체는 스마트파, 테크스퀘어, 에스모바일텍, 도넛시스템엘에스아이, 피플앤칩스, 컨버스디지털, 성진아이엘, 실리콘큐브 등이다.
이들 중 고속 인터페이스인 HDMI를 개발하는 스마트파이와 와이파이 오디어 칩 및 솔루션 개발업체인 컨버스디지털은 최근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6명이 근무하는 컨버스디지털(대표 조영래)은 스마트폰 음원을 오디오로 연결해 재현하는 디바이스를 영국 아모르 홈에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수출 중이다. 올해 내 초도물량 4000대를 내보낸 뒤 내년까지 1만대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나스닥 상장 실적도 있다. 픽셀플러스가 지난 2009년 실적부진으로 상장폐지되긴 했지만, 지난 2005년 나스닥에 이름을 올렸었다. 코스닥은 넥스트칩, 엠텍비젼, 코아로직을 비롯한 7개 업체가 상장됐다.
센터는 오는 2019년 이후엔 IP인증센터 운영과 SW-SoC 인력양성 아카데미 설립, SW-SoC 플랫폼 확대 등 R&BD 생태계 조성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음성인식 IP의 SW-SoC 융합 플랫폼 이식 사업과 IP공동활용 100건을 지원할 계획이다.
조한진 센터장은 “자동차용 플랫폼 및 에너지용 플래폼, 모바일용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을 정부로부터 수주해 기업지원폭을 늘리는 일을 기획 중”이라며 “반도체 설계 생태계를 완벽하게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조한진 ETRI 서울SW-SoC융합 R&D센터장
“팹리스 반도체 업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일이 인력을 확보하는 일과 초기 자금투입입니다. 이 문제를 지원, 해결하는 것이 센터의 핵심이죠.”
조한진 ETRI 서울SW-SoC융합 R&D센터장은 “인력은 나오는대로 특정 대기업이 다 쓸어가다보니, 중소·중견기업 인력난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자금도 초기 장비구축에 워낙 많이 들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일을 풀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사실 대기업과 팹리스 업체 간 연봉차가 보통 2000만~3000만원이다. 팹리스 업체의 인력확보가 쉽지 않은 주요 이유다.
조 센터장은 “그래서 나온 대응책이 팹리스 IP(설계자산)와 툴을 공급해 자본효과를 얻는 것”이라며 “기술은 ETRI 본원에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가 수도권이라는 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기업지원 대상 지역이 특정 지자체보다는 전국을 타깃으로 하다 보니 역설적이게도 자체 청사 마련하는 일이 더 어렵습니다. 당분간은 기업지원 공간이 부족하고, 어렵더라도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죠.”
조 센터장은 “그동안의 지원이 불특정 다수였다면 최근엔 타깃화, 집중화 쪽으로 나가고 있다”며 “한 개를 지원하더라도 확실한 효과를 내는 방향으로, 양보다 질을 따지는 쪽으로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