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포럼]자연이 길러내는 창의적 인재

얼마 전 정기적으로 참가하는 한 모임에서 `자연이 말해주는 것을 받아쓰다`를 쓴 김용택의 이야기를 만났다. 태어나고 자란 전북 임실 모교에서 평생 교단에 선 김용택은 1982년 `섬진강`으로 등단한 시인이다. 처음 보았지만 예전부터 알아온 이웃처럼 푸근한 모습의 시인은 평생 그와 함께한 섬진강의 자연과 많이 닮아 보였다. 닮음으로 인해 그가 쓴 글이 시가 되고 나무가 되고, 강물이 돼 임실의 자연과 함께 살아 숨을 쉬는지도 모르겠다.

Photo Image

그렇게 삶의 배경이 시가 되는 시인으로, 풋풋한 동심과 소박한 자연의 품속에서 교사로 살다 2008년에 은퇴했다 한다. 김용택을 처음 본 날,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어딘가 모르게 기존 강연자와는 확연히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보여준 시골 초등학교 아이의 그림이, 시가 너무 순수해서 그렇다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그가 들려준 자연 속 삶이 부러워서 그렇다고 말하기 부족했다. 지금까지 내가 겪어보지 못한 세계에서 내가 보지 못한 세상을 보며, 그리며 살아왔기 때문이라면 얼핏 수긍이 될는지 모르겠다. 말 그대로 자연 그리고 동심 속에서 자라난 마음이 그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면 이해가 될 듯하다.

얼마 전 교육부에서는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대학 창업교육의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이 발표는 `창조경제를 견인할 창조인재 육성사업` 후속조치로 대학 창업교육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담고 있다. 창업 친화적인 교육제도를 마련해 맞춤형 창업교육으로 학생의 창업역량을 강화한다. 이를 위한 환경 조성과 학생을 위한 열린 창업 지원체계를 구축해 창조적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를 담았다고 한다. 발표의 핵심은 창조인재 양성이라고 볼 수 있다. 창조 인재라는 것을 교육을 통해서 양성하는 체계를 갖춰 나가겠다는 내용인 것이다. 그렇다면 교육으로 창조적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까.

발표에서 말하는 창조인재는 시대 패러다임에 맞는 기술과 지식으로 무장해 새롭게 창업을 꿈꾸는 젊은 인재를 말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창조인재의 양성은 국가적으로는 ICT와 신지식을 활용한 창조산업을 부흥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새로운 동력원이 되기에 더욱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가 창업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 창업에 대한 거부감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그 기반으로 청소년시절부터 기업가 정신을 학습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겠다.

이스라엘은 어렸을 적부터 기업가 정신을 습득하고 대학을 창업의 산실로 삼아 꾸준하게 상업화하는 학생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초등학교부터 기업가 정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김용택 시인의 이야기를 듣고 나오는 길에 교육부의 발표가 떠올랐다. 창조적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교육 프로그램만으로 가능한 일일까. 김용택이 나고 다녔고 그리고 가르친 임실의 작은 학교 마암분교가 학생 수가 많아져서 다시 초등학교가 되었다고 한다. 시골 학교들이 학생 수 부족으로 하나 둘씩 분교가 되고, 그리고는 폐교가 되는 현실 속에서 시인의 자취가 머문 학교가 분교에서 다시 초등학교가 되었다니 여기에는 시인의 노고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창조적 인재 양성이라는 것이 교육 프로그램도 중요하겠지만 교사의 노력 역시 대단히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그리고 아이들의 순수를 지켜줄 수 있는 자연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단순히 `학생 수가 줄어서`라는 명목으로 폐교하기보다는 좀 더 큰 안목으로 창조적 인재를 양성하는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자연이 길러주는 창조적 인재는 융합이 강조되는 미래의 환경을 생각할 때 좀 더 큰 역할을 해내는 인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김중규 호서대 벤처창업대학원 교수 jgkim0101@gmail.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