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마부작침(磨斧作針)

`시선(詩仙)`이라 칭송받는 이태백도 어린 시절에는 놀기를 좋아했다. 서당에서 늘 사고만 쳤다. 급기야 그의 부친은 그를 산속 절로 보냈다. 이태백은 산 밑 오두막에서 큰 쇳덩이를 갈고 있는 노파를 만났다. 왜 그러느냐는 그의 질문에 노파는 “바늘을 만들어 손자들 옷을 해 입히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웃으며 “그걸 갈아 바늘을 만들면 내가 삼키겠다”고 장담했다. 무모하고 불가능한 일로 보인 때문이었다.

그해 겨울 이태백은 따뜻한 옷을 입고 강가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발견했다. 아이들은 그 옷을 “할머니가 지어주었다”고 했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오두막으로 다가가는 그의 앞에 노파가 나타났다. 노파는 “약속대로 이 바늘을 삼켜라”며 고함을 쳤다. 놀란 이태백은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도망을 쳤다.

이태백은 이 일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끈기 있게 노력하면 이룰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후 독서와 학문에 매진해 당대 최고의 문객이 된 그는 이 노파를 찾아가 스승의 예를 갖췄다고 한다. `마부작침(磨釜作針)`이라는 고사의 배경이 된 일화다.

경기도는 연초 야심찬 변화를 추구했다. 사무공간을 열린공간으로 바꿔줌으로써 일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었다. 그 첫걸음으로 문화관광국에 스마트오피스를 시범구축했다. 사무실을 새로 디자인하고 클라우드컴퓨팅 환경을 도입했다. 해당 공무원 교육도 실시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얼마 가지 못하고 멈췄다. 담당자도 바뀌었다. 벌써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업무효율이 오히려 떨어졌다`거나 `그러다 말 줄 알았다` `처음부터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는 등 좋지 않은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물론 공무원 사회에서 일하는 문화를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변화를 꺼리는 공무원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모두 처음부터 예상했던 일이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마부작침`의 끈기와 열정을 가지고 노력해야 하는 일임을 다시 한 번 새겨야 하지 않을까.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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