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시스템반도체산업이 선진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 업체와의 격차를 제대로 좁히지 못한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거센 도전을 받는다. 주력인 멀티미디어 칩, 카메라센서뿐만 아니라 차세대로 키우는 전력반도체까지도 그런 모양이다. 중소업체는 물론이고 삼성전자까지 점유율이 하락한다니 심각한 상황이다.
중국 업체의 강점은 역시 가격 경쟁력이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 제품용 시스템반도체 시장에 속속 들어와 우리 업체 점유율을 빼앗아 간다. 고가 시장은 여전히 선진국 업체들의 텃밭이다. 좀처럼 점유율을 높이지 못한다. 되레 선진국 업체들은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가격까지 낮춰 우리를 더 힘들고 지치게 한다.
시스템반도체 개발은 다른 부품보다도 더 오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외국에 비해 영세한 팹리스 업체들로선 버거운 일이다. 더욱이 팹리스를 위한 변변한 전용팹도 없고, 전문인력도 구하기 어려운 풍토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다.
그렇다 할지라도 이 산업을 포기할 수 없다.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와 함께 전자정보통신 제품의 핵심 부품이다. 이를 국산화하지 않고선 세트 제품 경쟁력을 더이상 높일 수 없다. 또 내부 조달의 편리뿐만 아니라 외국 시스템반도체 업체와의 가격 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는 길이다.
자본도, 전문인력도 열세인 우리가 시스템반도체산업을 육성하려면 흩어진 역량을 모으는 방법 외엔 없다. 시스템반도체 업체는 물론이고 시스템업체, 학계, 연구계, 그리고 정부까지 참여해 연구개발(R&D)부터 수요공급까지 망라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가능하다. 정부가 2025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세계 2위를 달성하겠다는 `K-칩` 프로젝트도 이런 생태계 구축 없이 불가능하다.
다행히 우리는 부분적인 성공 경험이 있다. 극히 일부 업체이기는 하나 불모지에서 세계 일등 시스템반도체를 만든 경험이 있다. 지금 중국업체로부터 받는 도전을 새로운 자극제로 삼아야 한다.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부터 정부 R&D 예산까지 시스템반도체산업 육성 정책을 대대적으로 점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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