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메이주에 이어 화웨이도 옥타코어 스마트폰 준비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채택한 신제품들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으로의 확대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데, 이러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옥타코어 탑재 스마트폰 제품 출시 러시로, 옥타코어 프로세서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하고 있는 미디어텍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가장 최근에는 화웨이가 옥타코어 스마트폰 대열에 합류했다. 화웨이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손꼽히는 네트워크 및 통신장비 기술업체로, 스마트폰 제품도 내놓고 있다. 중국 미디어 마이드라이버스(mydrivers.com)는 29일(현지시각) 미발표 화웨이 G750 사진을 포착, 공개했으며 이 단말기는 미디어텍의 옥타코어 프로세서 MT6592를 탑재한다.
미디어텍은 자사 MT6592가 총 8개의 코어를 동시에 구동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트루 옥타코어 프로세서라고 소개해 왔다. 삼성전자의 초기 옥타코어 프로세서는 고성능 4코어와 저전력 4코어가 교대로 동작하는 것으로 8개가 동시 구동되진 않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 9월말 ‘옥타코어 빅리틀(big.LITTLE) 멀티프로세싱(Multi-Processing)’ 솔루션을 발표하고 코어를 1~8개 자유롭게 조합, 구동할 수 있도록 개선시켰다.
앞서 화웨이가 미디어텍의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한 ‘화웨이 글로리4’를 출시할 것이란 소문이 있었는데 테크레이더, 폰아레나 등은 마이드라이버스가 소개한 화웨이 G750이 바로 이 화웨이 글로리4와 동일 제품인 것으로 추정했다.
마이드라이버스에 따르면 화웨이 G750은 5.5인치 화면을 제공한다. 하지만 해상도는 720×1280으로 풀HD를 기대한 사용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또 2GB 램, 32GB 스토리지, 전면 1300만 화소 및 후면 5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하고 안드로이드 4.2.2 운용체계(OS)를 지원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를 제외하면 꽤 높은 사양이다.
화웨이뿐 아니라 샤오미, 메이주(Meizu)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옥타코어 프로세서 탑재 스마트폰을 속속 내놓고 있거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메이주는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MX3’을 발표했는데, 메이주는 삼성전자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다. MX3은 엑시노스5 옥타코어 프로세서와 2GB 램, 8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등을 탑재했다. 저장공간 옵션도 무려 128GB까지 지원한다. 디스플레이는 1800×1080 해상도와 415ppi의 5.1인치다.
애플 카피캣으로 출발해 이제 어엿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샤오미 역시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12월 말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신제품 홍미2(紅米2)는 1080p의 5.5인치 디스플레이와 미디어텍의 옥타코어 프로세서 MT6588을 탑재할 예정이다. 홍미2에 탑재되는 MT6588은 화웨이 글로리4가 사용할 MT6592와 비슷한 사양이지만 GPU 클록 스피드가 600MHz라는 게 차이점이다.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은 UMI 또한 미디어텍 MT6592를 장착한 스마트폰 UMI X2S를 출시했다. 지난 10월 하순 홍콩 가전페어에서 소개된 UMI X2S는 1920×1080 해상도의 5인치 디스플레이, 2GB 램, 32GB 내장 스토리지, 13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는 것은 삼성전자, 소니, 애플 등이 장악하고 있는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으로의 진출을 욕심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옥타코어 등 코어 수가 많다고 해서 단말기 자체의 성능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코어 수가 많은 프로세서는 모바일 단말기가 멀티태스킹 작업 시 성능 저하 없이 원활하게 처리되도록 해준다. 따라서 다양한 앱들과 서비스를 동시에 구동시키는 사용 환경에 걸맞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쿼드코어나 듀얼코어보다 더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미디어텍 MT6592 프로세서는 1.7GHz이며 삼성전자 엑시노스 5410 옥타코어 프로세서는 1.2GHz 쿼드코어 코텍스A7+1.6GHz 쿼드코어 코텍스A15로 구성된다. 다수의 앱들을 동시에 구동하는 사용 환경이 아닐 때에는 퀄컴 2.3GHz 쿼드코어 프로세서 탑재 단말기보다 성능은 떨어진다. 실제로 영국의 위치(Which) 랩테스트에서 일반적인 사용 환경을 전제로 성능 비교를 했을 때 64비트 아키텍처 덕분에 듀얼코어의 아이폰5S가 퀄컴 2.3GHz 쿼드코어 탑재 단말기보다 약간 더 빠른 성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트렌드팀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