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민 포스텍 교수팀, 식중독균 사전에 미리 검출하는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30분 만에 식중독균의 유무를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상민 포스텍(POSTECH) 화학공학과 교수와 권동훈 박사과정, 주진명 박사 팀은 식중독균 유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기영동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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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민 교수

지금까지 개발된 식중독균 검출기술은 수일간 식중독균을 배양하지 않으면 검출할 수가 없어 사고가 발생한 뒤 원인 파악만 가능하고 예방은 사실상 힘들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식중독균 검출기술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선 식중독균에만 반응하는 항체를 자성나노입자에 붙여 이 입자를 식중독균 용액에 집어넣는다.

이 용액을 피펫으로 먼저 빨아들이고, 식중독균과 섞이지 않는 고분자용액(폴리에틸렌글리콜)을 빨아들여, `물과 기름` 같은 이중 용액층을 만든다. 그 후 영구자석 위에 이 피펫을 세우면 식중독균과 결합된 자성나노입자만이 두 용액의 계면을 통과해 피펫 끝 부분에 모이게 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식중독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잘 알려진 비브리오, 살모넬라균으로 잇달아 실험해 낮은 농도의 식중독균도 신속하게 검출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다른 균도 항체만 있다면 얼마든지 검출이 가능하다.

또 이 기술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폴리에틸렌 글리콜(Polyethylene glycol) 용액과 자성을 가진 산화철(Fe3O4)을 사용해 비용도 적게 든다.

식중독 사고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학교 급식소나 개인 식당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아무런 전기적 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식중독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수질오염이 심각한 저개발국가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상민 교수는 “현재 식약처나 연구기관에서 수행하는 역학조사 등에서는 바로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성이나 신속성에서 높은 평가를 얻었다”며 “중간 과정을 조금 간편하게 만든다면 작은 개인 식당에서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입자에 금속을 씌워 민감도를 더욱 향상시키는 후속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 연구성과는 `애널리티컬 케미스트리(Analytical Chemistry)`지에 게재되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기후변화대응 식품안전관리 연구사업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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