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은 기업의 미래다. 지난해 불안한 경제 전망 속에서도 글로벌 기업의 R&D 투자는 오히려 늘었다. 유럽위원회의 `산업별 R&D 투자 보고서 2013`에 따르면 상위 2000개 기업이 R&D에 총 7110억 달러(약 755조원)를 쏟아 부었다. 2011년 대비 6% 증가했다. 자동차와 IT기업이 R&D 투자에 적극적이었다. 베스트 5에 자동차 기업 2곳, IT기업 3곳이 이름을 올렸다.
전체 1위는 폴크스바겐이 차지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125억 달러(약 13조2712억 원)를 R&D에 투자했다. 전년 대비 32.1%를 증가한 수치로 2011년 전체 3위에서 1위로 뛰어 올랐다. 폴크스바겐은 포르쉐를 인수해 기업 규모를 키웠다. 올 초 세계에서 가장 연비가 우수한 `XL1`을 선보여 R&D 성과를 증명했다.
삼성전자는 2위에 올랐다. IT기업 중 1위다. 삼성전자는 2012년 110억 달러(약 11조6765억 원)를 투자했다. 전년 대비 15.3%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R&D를 앞세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을 지배했다. 대규모 R&D를 앞세워 올해 앞선 기술력의 제품을 다수 선보였다. 지난 9월 애플보다 먼저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스마트 와치를 선보였다. `갤럭시 기어`는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얻진 못했지만 늘 애플 뒤를 쫓던 삼성전자가 시장 선도자가 됐다는 평가를 얻었다. `갤럭시라운드`는 세계 최초 곡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으로 또 한 번 애플보다 먼저 미래 시장에 진입하며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해, 2011년 대비 6.1% 증가한 104억 달러(약 11조416억 원)를 투자해 3위에 올랐다. MS는 뒤쳐진 모바일 경쟁력 제고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윈도폰 활성화와 태블릿PC 개발에 주력했고 차세대 운용체계(OS) 윈도8을 선보였다. 올해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 지난 9월 노키아 모바일 사업부를 70억 달러(약 7조4319억 원)에 인수했다.
4위에 오른 기업은 인텔이다. 인텔은 지난해 101억 달러(약 10조7231억 원)를 R&D에 쏟아 부었다. PC산업 침체로 위기에 빠진 인텔이지만 투자를 줄이지 않았다. 오히려 2011년 대비 21.5% 늘리며 R&D를 위기 탈출의 핵심으로 삼았다. 인텔은 대규모 R&D 비용을 투자한 하스웰칩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최근 선보인 하스웰칩은 배터리 수명을 늘리고 처리속도를 높였다. 태블릿PC는 물론이고 울트라북과 노트북에도 적용된다.
5위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토요타다. 경기 침체로 일본 기업 대다수가 R&D 투자에 소극적이었지만 도요타는 2011년 대비 3.5% 증가한 93억 달러(약 9조8738억 원)를 투자했다. R&D는 대규모 리콜 사태 속에서도 토요타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한 힘이다. 대규모 R&D를 바탕으로 토요타는 2015년까지 전기차를 포함한 15개 신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