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시간당 1000개, 연간 80여만 개의 기업이 새로 생긴다고 한다. 이 가운데 1년 안에 포기하는 기업은 20~25%에 이른다. 50%는 4년 안에 문 닫는다. 벤처기업을 창업해 성공하기까지 10년 남짓 걸린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 경험이 부족하거나 성공할 때까지 버틸 재무자원이 없어 문을 닫는다. 벤처기업이 성공확률은 10% 이하다. 벤처기업을 100개 설립하면 결국 90개 이상이 망하고 손가락 꼽을 정도만 성공한다.
소프트웨어(SW) 분야는 컴퓨터와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할 수 있을 정도로 진입장벽이 낮지만 기업을 유지할 자금이 없어 사업을 접는 예가 많다. 많은 기업이 초기에 실패하는 이유도 적기에 투자자금을 유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창업 초기에 사업이 잘 되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제품이나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직전인 창업 3~4년차에 사업을 포기하는 기업도 많다. 사업초기에는 기업 설립 당시 받은 투자금으로 연구개발(R&D)을 하지만 제품을 상용화하려면 또 한 번의 목돈이 필요하게 마련이다. 기업이 성공하려면 R&D 자금 외에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는데 필요한 마케팅 자금이 있어야 한다. 이 시기에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기업은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해도 살아남기 힘들다. 이른바 `죽음의 계곡`이다. 유망한 기업이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한다는 것은 사회적 손실이다.
정부와 SW공제조합이 벤처기업이 죽음의 계곡을 무사히 건너게 도와줄 SW특화펀드를 조성했다고 한다. 자금조달과 성공에 목마른 벤처기업에는 단비 같은 소식이다. SW공제조합이 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고 운용도 맡기로 했다. 기업을 창업·성장·글로벌화 등 성장 단계별로 구분해 투자한다고 한다.
투자대상 기업 모집은 SW공제조합이 행정절차를 마무리하는 내년 3월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SW특화펀드는 창업 초기에 개발한 기술을 사업화하고 운영하는 과정에 겪는 자금난을 해소할 오아시스다. 창업한 벤처기업이 성장기를 거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는 죽음의 계곡을 건너는 데 도움 되는 튼튼한 다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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