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과 t커머스 업계가 t커머스 방송에서 쇼핑호스트 출연 문제를 놓고 정면 격돌했다.
t커머스는 쇼핑호스트 출연을 제한한 2005년 가이드라인이 변화된 시대에 맞지 않다며 개정을 요구하는 반면에 홈쇼핑업계는 가이드라인이 지켜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5년 t커머스와 홈쇼핑을 차별화하기 위해 t커머스 사업자에 `쇼핑호스트 출연 제한과 생방송 금지`를 권고했다.
홈쇼핑업체는 이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최근 t커머스 사업자가 `쇼핑호스트`를 앞세운 방송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t커머스업체들은 이에 대해 표현의 영역인 `방송포맷`까지 규제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반박하고 있다.
홈쇼핑과 t커머스의 차이는 `생방송`과 `녹화 주문형비디오(VoD)`로 구별된다. 홈쇼핑은 한 가지 상품을 생방송 시간에 정보를 주고 판매하는 `단방향 서비스`로 불린다. 반면에 t커머스는 다양한 카테고리별 상품 VoD 등을 이용해 소비자가 관심있는 상품을 골라서 쇼핑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즉 `단방향과 양방향` 서비스의 차이다.
문제는 t커머스의 VoD에 쇼핑호스트가 등장하는지 여부다. t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쇼핑호스트는 홈쇼핑의 전유물이 아니라 TV라는 매체에서 상품을 설명하고 판매하기 위한 필수적이며 자유로운 표현양식”이라며 “쇼핑호스트가 홈쇼핑과 t커머스를 구분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홈쇼핑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은 가이드라인이 있는데 이것을 지키지 않는 것이며, 기본적으로 t커머스의 전제는 홈쇼핑이 아닌데도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홈쇼핑과 똑같아 구분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신경전에는 취급매출고가 지난해에 비해 10배 이상 성장한 t커머스사업자에 대한 홈쇼핑업체들이 `견제심리`가 깔려 있다. KTH는 스카이T쇼핑에서 지난해 10억원의 매출취급고를 올렸으나 올해는 200억원 이상을 목표하고 있다.
하지만 t커머스업계는 성장세가 가파르긴 하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라며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대한상공회의소의 2012년 자료에 따르면 홈쇼핑 업계 매출취급고는 12조5000억원을 넘는다. 올해 홈앤쇼핑이라는 새로운 업체가 등장하면서 홈쇼핑 시장은 더욱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매출의 3~4%도 되지 않는 매출액으로 이제 걸음마 단계인데 산업을 더욱 진흥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채널 번호에 대한 우려도 있다. 홈쇼핑협회 관계자는 “홈쇼핑은 채널번호와 관계돼 송출 수수료에 민감한데, t커머스는 자사 플랫폼을 이용해 좋은 번호대역에 들어가고 있다”며 “홈쇼핑 업체들은 또 다른 송출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번호대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연내 사업자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부 관계자는 “홈앤쇼핑을 제외한 홈쇼핑 5개 사업자들도 모두 t커머스 사업권을 갖고 있는만큼 함께 시너지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사업자들이 모두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과거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손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