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는 착한 스타트업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가 구글 관련 청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 청원사이트 체인지닷오알지에는 지난 7일 구글플러스와 유튜브 통합에 반대하는 청원이 등록돼 현재 18만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구글은 최근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댓글을 다는데 구글플러스 계정 로그인을 연동했다. 자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구글플러스 사용자 확대를 노린 조치로 `댓글 검열`과 `서비스 끼워 팔기` 논란이 일며 큰 반발을 사고 있다. 그동안 익명으로 댓글을 달았지만 SNS와 연동돼 구체적 신분이 노출되고 이것이 사실상 댓글 검열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유튜브 댓글을 달기 위해 쓰지도 않는 구글플러스 계정 마련을 강제하는 것도 불만이다.
유튜브를 창업해 구글에 매각한 자웨드 카림도 청원에 참가했다. 그는 청원 참여와 함께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댓글을 다는데 왜 빌어먹을 구글플러스 계정이 필요한 거야”라는 다소 격양된 글을 남겼다. 유튜브와 구글플러스 분리를 촉구하는 청원은 첫 주 5만명이 동참했다. 목표로 한 20만명 서명은 이번주 안에 달성될 전망이다.
구글이 대중의 요구를 수용할 지는 아직 모르지만 그동안 체인지닷오알지의 위력을 감안하면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2007년 서비스를 시작한 체인지닷오알지는 세계 4000만회원을 보유했다. 그동안 사회 부조리와 기업 횡포에 저항하는 적극적 시민들이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냈다.
대표적인 것이 폭스콘의 노동 착취 문제다. 애플 하청업체 폭스콘의 열악한 근로여건이 대두된 지난해 2월 체인지닷오알지에 폭스콘 문제 해결과 공정생산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25만명이 참여했다. 대중의 힘에 놀란 애플은 4월 폭스콘 근로자의 주당 노동시간을 49시간으로 줄이고 임금 인상을 약속했다. 미국의 이동통신사 버라이즌 와이어리스가 온라인 청구서 발송에 요금을 부과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이에 반대하는 청원이 시작돼 13만명이 서명했고 버라이즌은 하루도 안 돼 계획을 철회했다. 이밖에 원전 건설 반대와 대학의 성폭력 은폐 의혹 규탄, 영화배우 벤 애플렉의 배트맨 캐스팅 반대 등 다양한 주제의 청원이 이어지며 변화를 만들고 있다.
일단 구글은 일단 사태를 관망 중이다. 구글은 공식 블로그에 “구글플러스 계정 연동으로 악의적인 댓글을 걸려낼 수 있다”며 “구글플러스에서 콘텐츠와 제작자에 대해 좀 더 솔직한 토론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