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섭 IEEE SSCS 서울챕터 회장 "거꾸로 가는 우리나라 시스템 반도체 정책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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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정부는 시스템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데, 우리 정부 정책은 뒷걸음질 치고 있어요. 지금 상황에서 시스템반도체 강국의 꿈은 요원해 보입니다.”

국제시스템온칩디자인콘퍼런스(ISOCC)2013 행사에서 만난 윤광섭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반도체회로연구회(SSCS) 서울챕터 회장은 최근 정부 정책에 대한 실망감을 이 같이 토로했다. ISOCC가 국제 행사로 자리잡은 지 10년이 됐지만, 윤 회장이 학술 축제를 마냥 즐길 수 없는 이유다.

그는 최근 정부가 시스템반도체 설계 인력 지원 예산을 줄인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시스템반도체 관련 정책이 산업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팹 사용료뿐 아니라 반도체설계자산(EDA) 툴 비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요. 그러나 정부 예산은 계속 줄어들고 있어요. 우리나라 시스템반도체 설계 교육이 실습보다는 이론 중심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이유죠.”

대만 정부는 막대한 자금을 지원해 중소·중견 팹리스 업체를 육성하고 있다. 대만 TSMC는 30~40나노 첨단 공정까지 대학 및 연구소에 오픈해 현장에서 실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최근에야 삼성전자가 65나노 공정을 개방했다. 이마저도 비용이 너무 비싸 웬만한 팹리스나 대학 연구진은 이용할 엄두도 못 낸다. 반도체 기술이 핀펫(FinFET) 등 차세대 공정으로 전환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파격적인 지원 정책이 없다면 우리나라 시스템반도체 산업이 현 상황을 타개할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지만, 나머지 중소 팹리스 업체들의 상황은 심각하다.

“아무리 우수한 시스템반도체를 개발해도 선뜻 팹에서 시험 생산하기 어려운 구조에요. 기술 있는 회사를 선별해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되 나중 성공하면 일부 수익을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대안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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