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를 앞둔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발머(Steve Balmer)가 사퇴를 결정한 배경을 고백했다. 이사회의 냉소적인 태도와,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무력감이 사퇴를 결심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발머 CEO는 1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은퇴를 앞둔 소감을 전하며 사퇴 뒷얘기를 공개했다. 그는 지난 1월 이사회에서 모바일 사업 계획을 설명하던 중 나온 이사회의 반응이 사퇴를 결심한 계기라고 고백했다. 회의 도중 존 톰슨(John Thompson) 이사가 “우리는 멈춰버린 애니메이션 속에 있다”고 말했고, 이 말이 더 빨리 경쟁자들을 따라잡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은유로 들렸다는 것이다.
발머는 더 빨리 움직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생각만큼 빠르게 변화를 이뤄내지 못했고, 5월에 들어서자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직원, 이사회, 투자자, 파트너, 벤더, 고객, 또 심지어 나조차 망설임이 있었을 것”이라며 원하는 만큼 빠른 변화를 이끌어내기가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아마도 옛 시대의 상징이고, 물러나야 했다”며 “MS가 새로운 시대로 들어서는 가장 좋은 길은 변화를 가속화할 새로운 리더”라고 새 CEO에 대한 기대와 바람을 전했다. 발머는 지난 8월 은퇴를 선언했지만, 새 CEO가 선임될 때까지 최장 1년 동안 MS에 머무를 예정이다.
남은 시간 동안 그는 직원 평가 시스템을 바꾸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MS는 오랫동안 직원들에 대한 상대평가시스템을 시행해 왔는데, 이 제도가 협업과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원 마이크로소프트’ 프로젝트를 통해 상대평가를 폐지하고, 관리자와 직원이 만나 업무 우선순위를 정하고 성과를 점검하는 ‘커넥트 미팅’을 도입하기로 했다.
MS의 새 CEO로는 앨런 멀랠리 포드 CEO, 노키아 CEO를 역임한 스티븐 엘롭 MS 부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트렌드팀
송준영기자 dreamer091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