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토어 때문에 추락한 日 모바일 게임 강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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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중반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을 장악했던 두 곳의 공룡 기업이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다. 스마트폰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한 탓이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 선두 모바일 게임업체 `그리(Gree)`와 `디엔에이(DeNA)`의 실적 하향세를 분석했다. 애플·구글 운용체계(OS)를 쓴 스마트폰·태블릿PC 보급으로 두 회사의 브라우저를 거치지 않고 앱스토어에서 직접 받는 게임 이용자가 늘어난 것이 직접적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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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엔에이와 그리의 실적 추이 <자료:월스트리트저널>

디엔에이의 3분기 영업이익은 151억엔(약 1626억원)으로 전년 보다 26% 줄었다. 실적발표 당일 주가는 11% 급락해 최근 6개월 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그리는 실적 부진 탓에 지난 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으며 4분기 예상 영업이익도 하향 조정했다.

iOS아 안드로이드 보급은 초기 모바일 게임 유통 채널이 됐던 그리와 디엔에이를 무너뜨렸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MM리서치에 따르면 이미 일본 모바일 시장의 42%를 두 OS 기반 스마트폰이 차지하며 2015년에는 절반을 넘어선다. 개발사도 앱으로 쏠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개발사는 그리와 디엔에이를 위한 게임 개발 보다 모바일 앱 개발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다”고 전했다.

디엔에이와 그리는 수백개 모바일 게임을 운영하는 유통 채널 역할을 해왔다. 마케팅과 데이터 분석도 제공하며 개발사의 수수료를 받아왔다. 세계 어느 곳 보다 모바일 게임 사용시간이 많았던 일본 시장은 두 회사에 고수익을 안겼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디엔에이의 5년 전 연 매출은 지금의 6배에 달했다”고 비교했다.

두 회사는 돌파구로 게임 앱 직접 개발에 나섰다. 모리야스 이사오 디앤에이 최고경영자(CEO)는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광범위 한 게임 서비스를 늘려갈 것”이라 말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