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전 사태 이후 일본산 생선이나 채소 등 먹거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방사능 식품에 대한 두려움 뿐 아니라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건강한 음식`을 찾는 사람이 많아진다. 유기농 식품 등 깨끗한 먹거리 수요가 늘고 식품 안전이 강조되면서 식품 안전관리 기술도 같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개최한 `KISTEP 미래포럼`은 식품의 미래 전망과 안전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식품 안전 관리를 위협하는 요소로 기후변화도 지목받고 있다. 기후 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식중독 발생이 증가하고 식품 안전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장영미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신종유해물질팀장은 “기상청 기후변화 국가표준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까지 우리나라 기온은 3.2도, 강수량은 15.6%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해수 온도 증가는 식품 생산부터 소비단계까지 부패·변질 가속화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식품 안전 문제가 대두되면서 농약, 동물용의약품, 보존료 사용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후가 바뀌면서 식품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위해 인자 종류와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기온이 1도 높아지면 살모넬라는 47.8%, 장염비브리오 19.2%, 황색포도상구균은 5.1%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살모넬라균은 사람에 감염되면 식중독이나 위장염을 일으킨다. 치사율은 낮지만 급성장염을 일으켜 발열, 복통, 설사 등 증상이 나타난다. 겨울에는 해수 바닥에 있다가 여름에 위로 떠올라 어패류를 오염시키는 장염 비브리오균은 꼬막, 바지락, 물미역, 피조개, 새우 등에 쉽게 발생한다. 장 팀장은 “기후변화로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 해로운 조류가 증가하고 독소를 함유한 어패류도 함께 많아진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중심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미래 식품 안전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2015년부터 구성할 계획이다. 위해인자별 기준·규격, 보관·유통, 식품 제조·가공 등 기준을 재평가한다는 골자다.
#소비자는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식품을 원한다. 기후변화는 식품 수급 불균형뿐 아니라 수인성 전염병과 식품 관련 질환 발생률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식품 위해 요인 대부분을 소비자가 스스로 구별하기는 어렵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식품 원료와 가공기술이 등장하고 식품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식품 위해 물질 저감, 식품안전인자 검지, 식품 품질 센서가 대표적이다. 최문정 KISTEP 기술예측실장은 “잔류 농약, 식품 오염 등에 대한 우려가 심해지면서 안전성 우선주의로 안전 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식품 안전, 이력추적, 원산지와 성분표시 등 지능형 포장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발표한 `제4회 과학기술예측조사`에서는 2020년을 전후로 식품 안전을 위한 기술이 개발되고 사회에 보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전자변형 동식물 섭치가 동물 생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추적하는 기술(사회보급 2023년) △농작물 중금속, 잔류 농약 등을 측정할 수 있는 간이 진단 키트 기술(2020년) △생산지·유통경로·이력정보 등과 식품 신선도·영양기능·안전성 등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하는 기술(2018년) △고감도 분광센서나 나노바이오센서를 이용해 식품내에 저농도로 존재하는 발암물질을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기술(2022년) △식품 미생물 오염과 성분 변화를 감지하는 나노칩·바이오마크 등으로 식품 부패를 감지하는 기술(2022년) △화훼 등 향이 강한 농작물 꽃에서 나온 냄새 성분으로 병해충을 막는 기술(2021년) 등이 대표적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