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성장한 삼성 스마트폰 협력사, CEO는 삼성 `후자` 출신들

삼성전자 갤럭시S4가 기대이하로 부진했던 가운데서도 올해 고성장한 협력사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파트론·인터플렉스·일진디스플레이 3개사는 무선사업부 제1협력사라는 점 외에 최고경영자(CEO)들이 삼성전기·삼성SDI 등 이른바 삼성 `후자` 계열사 출신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파트론(대표 김종구)은 올해 1조1980억원, 영업이익 1410억원을 각각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구 사장은 삼성전기 부사장 출신으로, 삼성전기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사업을 진두 지휘했던 인물로 꼽힌다. 파트론은 삼성 스마트폰 진화 속도 만큼이나 빠르게 변신해왔다. 주력이던 카메라 모듈 사업에 삼성전자·삼성전기가 진출하자 LDS(Laser Direct Structuring) 안테나를 핵심 사업으로 육성했다. 지난달에는 지문인식 모듈 양산에 돌입하면서 또 다시 사업 구조를 다각화 했다. 지난 7월 한성엘컴텍을 인수해 그 자회사인 마이크롭틱스 등의 렌즈 사출 기술, 발광다이오드(LED) 기술 등을 활용한 신사업 기반을 닦기도 했다.

인터플렉스(대표 배철한) 역시 올해 사상 첫 매출 1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배철한 사장은 삼성SDI 부사장 출신으로 지난 2007년 인터플렉스 대표로 취임한 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업계 1위로 올려놨다. 경쟁이 심한 FPCB 시장에서도 공정 자동화, 수율 관리 능력이 탁월해 삼성전자·애플에 제품을 동시에 공급한다.

터치스크린패널(TSP) 업계 선두로 떠오른 일진디스플레이 심임수 대표도 삼성SDI 부사장 출신이다. 지난 2008년 매출액 98억원에 불과했던 회사를 5년 만에 7000~8000억원대로 키웠다. 삼성전자 태블릿PC용 중·대형 TSP 제1협력사로 편입되면서다. 이같은 성장세라면 내년 매출액 1조원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들 삼성 후자 출신 CEO는 발빠른 대응력과 강력한 네트워크, 위기 관리 능력에서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다. 삼성전자의 강도 높은 협력사 관리 정책이 그룹 계열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매 분기 단가 인하 압력을 받으면서 제조·기술 혁신도 이뤄야 하는 두 가지 과제를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이 자산이다.

삼성 그룹 내 인맥을 통한 정보 수집 능력도 강점으로 꼽힌다. 신기술 수요나 개발 정보를 빠르게 파악해 다른 협력사에 비해 대응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협력사로 강도 높은 훈련을 받으면서 성장한 CEO들이 사업을 하는데는 유리할 수 있다”며 “아이엠·에스맥·이노칩테크놀로지 등 삼성전자 핵심 협력업체 다수 CEO가 삼성전기 출신”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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