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대명사로 불리는 구글에는 미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최고의 인재가 모인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현직 구글 직원의 말을 인용해 이 점이 구글에서 일하기에 가장 힘든 이유라고 4일 보도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브랜드와 급여, 복지혜택, 직장문화 때문에 구글의 채용 기준은 매우 높다.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난 인재이기 때문에 일부는 일상적이고 평범한 업무를 맡을 수밖에 없다. 많은 구글 직원이 지금 하는 일을 하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인재라는 얘기다.
한 구글 직원은 “미국 상위 10개 대학 출신이 웹사이트 버튼의 색깔을 바꾸는 기본적 프로그래밍이나 심지어 유튜브에서 적절치 않은 콘텐츠를 삭제하는 일을 하기도 한다”며 “많은 인재가 핵심 업무와는 거리가 먼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이 더 이상 벤처가 아니기 때문에 개인이 회사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구조도 일하기 힘든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3년 간 구글에서 일했다는 한 사람은 “구글은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기업이라서 내가 회사에 기여하는 부분이 매우 적었다”며 “놀랄 만큼 뛰어난 엔지이너가 아닌 이상은 두각을 나타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개인의 자신감이 넘치기 때문에 대부분 엔지니어가 거만하다는 것도 구글에서의 근무를 어렵게 만든다. 대부분이 자신이 남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절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특정 이슈를 놓고 토론하기가 어렵다. 객관적인 토론은 드물고 상대방에 대한 관심도 갖지 않는다.
구글이 엔지니어링(기계공학)을 이해할지 몰라도 디자인은 모른다는 것도 주요 불만이다. 구글은 제품의 시각적인 설계에는 크게 중점을 두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2009년 이메일과 메신저 등 통합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으로 선보인 `웨이브(Wave)`가 1년 만에 실패를 경험한 것을 비롯해 버즈, 오르컷, 놀, 프렌드 커넥트 등이 쓴맛을 봤다.
이 외에도 한 직원은 사무 공간이 너무 협소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불투명하고 막연한 약속을 하는 반면, 회사가 필요한 것은 반드시 문서로 기록해 두는 것, 마시고 먹고 노는 문화가 너무 확산돼 있다는 점,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도 구글에서 일하기 힘든 이유로 꼽혔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