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아이홀딩스, 백화점에서 편의점까지 300만개 상품 인터넷 통합 판매

백화점에서 큰 맘 먹고 겨울 코트를 마련한 뒤 할인마트에서 식료품과 잡화를 한 짐 샀다. 깜빡 잊고 라면을 빠뜨려서 집 앞 편의점에 다시 다녀왔다. 재빠르게 처리해도 반나절은 걸릴 쇼핑이지만 일본인에게는 30분 안팎에 끝낼 기회가 곧 생긴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최대 유통 그룹 세븐아이홀딩스가 산하 계열사 상품을 인터넷으로 살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4일 보도했다. 백화점 세이부와 소고, 할인점 이토요카도, 편의점 세븐일레븐 등 20개 유통망을 모두 아우른다. 취급 상품 수는 300만개를 웃돈다.

가장 큰 특징은 구매와 배송이다. 고객은 유통점 사이트를 일일이 방문하지 않아도 클릭 몇 번으로 필요한 상품의 재고 유무를 확인하고 주문한다. 각기 다른 곳에서 샀더라도 하나로 묶어 배달된다. PC는 물론이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도 지원한다. 실시간 재고 확인도 가능해 오프라인 쇼핑에서 헛수고할 가능성을 없애준다.

배달은 자택이나 원하는 세븐아이홀딩스 산하 1만7000여개 점포 가운데 선택한다. 맞벌이 부부나 1인 가정은 집 근처 세븐일레븐으로 배송지를 설정하면 퇴근할 때 편리하게 찾을 수 있다. 부재 시 택배 받을 걱정이 사라진다. 대금 지불도 편의점에서 받는다.

니혼게이자이는 쇼핑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크게 절약되고 오프라인 유통에서 쌓은 브랜드 신뢰성을 앞세워 전자상거래에 익숙지 않은 고객을 끌어들이기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어떤 상품이라도 고객이 원한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고객의 쇼핑 편의성을 최대한 높여 라쿠텐과 야후, 아마존재팬 등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전자상거래 업체와 정면승부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세븐아이홀딩스는 새로운 전자상거래 시스템에 1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다. 재고와 고객 관리 통합 시스템 도입이 뼈대다. 우선 연내 인터넷 사업을 담당하는 두 곳의 계열사를 합친다. 지금은 백화점과 할인점, 편의점이 별도로 인터넷 사업을 맡고 있는데 통합 법인이 전담한다.

2014년부터는 계열사 전자상거래 고객 관리 시스템을 하나로 정비한다. 하나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전 계열사 쇼핑을 가능하게 만들 방침이다. 2018년까지는 전 상품을 올려 백화점 명품 가방이나 지하에서 파는 식품까지 인터넷으로 주문해 집에서 받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세븐아이홀딩스의 전자상거래 매출은 1000억엔(약 1조750억원) 안팎이다. 이 회사는 2020년까지 1조엔(약 10조75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은 성장세를 보인다. 노무라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올해 규모는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11조5000억엔(123조6400억원)이다. 2017년에는 17조3000억엔(약 18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아마존재팬이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의약품 등 취급 제품을 넓혀가는 추세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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