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프트웨어(SW) 산업 활성화에 적극 나서지만 공공기관들의 불법SW 사용 실태는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SW 사용 적발 후에도 구축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등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해당 업체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이 A사의 개인컴퓨터(PC) 백업 및 재해복구 SW를 지난 2009년부터 4년 동안 불법으로 사용해 해당업체가 형사 소송 절차에 들어갔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잡월드도 B사의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SW를 불법으로 사용해 40억원 규모의 민사소송에 휘말렸다.
A사는 국민연금공단이 PC용 백업 및 재해복구 SW를 정당하게 구매하지 않고 7000대 PC에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W 지식재산권 피해금액은 최고 25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A사 관계자는 “국민연금공단이 불법 SW를 사용한 것을 확인하고 공단에 이를 공지하고 협의를 위한 공문을 지속적으로 발송했으나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만 하고 있다”며 “손해배상 청구와 형사소송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공단은 유지보수 하도급업체 이름으로 해당 SW를 구매해 사용했기 때문에 불법SW 사용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현재 이와 관련해 외부 법률검토를 받고 있다”며 “법률검토 결과가 끝나면 대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잡월드도 2012년 5월부터 컴퓨터, 전시운영시스템, 판매시점관리(POS), 자기정보등록대 등 다수 서버에 적용한 WAS SW를 구매하지 않고 사용했다. 해당 SW업체인 B사는 법무법인을 통해 한국잡월드 상대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40억원 규모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B사 관계자는 “소송이 제기된 후에도 한국잡월드는 시스템 구축업체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잡월드는 시스템 구축 당시 도입된 것이기 때문에 불법 SW 사용은 알고 있지 못하다는 주장이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