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개편된 밴 수수료 적용에 따른 가맹점 수수료 인상을 막기 위해 수수료 상한선을 두는 방안과 아예 새 수수료 적용을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신용거래 선진화를 위한 VAN 시장 구조개선 방안`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골자는 당초 공청회 때 밝힌 대로 수수료 결정 주체를 밴과 카드사에서 밴사-가맹점 직계약제로 변경하는 것이다. 수수료 가격 결정 주체가 불일치하면서 리베이트 제공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새 개편안을 적용하면 영세 가맹점과 소액다건 가맹점 수수료가 인상될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KDI는 수수료 인상 억제 방안 두 가지를 발표하고 곧 의견 수렴을 거쳐 결론을 도출할 방침이다.
첫째는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새 개편안을 적용하되 수수료가 인상되는 가맹점에 한해 밴 수수료 상한을 각각 1.5%(영세 가맹점)), 2.7%(소액 다건 가맹점)로 설정하는 것이다. 상한제 도입으로 발생하는 밴사 손실은 `나눔 밴 서비스(가칭)`를 도입해 상쇄하겠다는 방침이다. 나눔 밴 서비스는 약 10억원의 자금을 카드사에서 거둬들여 밴사 손실분을 보존해주는 서비스다.
당초 논의됐던 공공 밴 기능과 유사하다. 개편안을 총괄한 강동수 KDI 선임연구위원은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하면 밴사 수익은 감소할 것”이라며 “수익감소 규모가 약 10억원 이내로 추정돼 이를 나눔 밴 서비스를 이용해 손실 보존해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종의 보조금 지원 제도다. 잡음을 없애기 위해 나눔 밴 서비스 의무사업자를 하나 이상 지정하고, 일정 요건을 갖춘 밴 사업자도 참여가 가능하다.
두 번째 안은 영세 가맹점과 소액다건 가맹점에 한해 아예 개편된 밴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방안이다. 강 연구위원은 “평균 결제 금액이 약 5500원 이하인 가맹점은 수수료 인상 가능성이 있다”며 “영세 가맹점과 소액다건 가맹점에는 현행 수수료를 적용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KDI와 여신금융협회는 조만간 카드사 대표들과 개편안 적용을 위한 협상을 거쳐 바로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개편안에 밴사는 즉각 반발하며 공동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박성원 신용카드밴협회 사무국장은 “정작 수수료를 받는 주체인 밴사는 제외하고 개편안을 확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