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프리즘을 비롯해 3개의 프로그램을 조합해 거의 모든 세계 통신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아사히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신문은 NSA에서 통신 정보 수집 업무에 관여한 미국인 6명을 인터뷰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NSA는 `업스트림`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인근에서 해저 광섬유 케이블의 정보를 직접 수집했다. 북미 지역에 기간 케이블이 집중돼 세계 각지로 이동하는 정보의 약 80%가 이 지역을 지나는 점을 활용해 정보를 복제했다.
통신사업자의 협력을 얻어 데이터베이스에서 정보를 취득하는 감시 프로그램 `프리즘`과 업스트림을 결합해 통신 시간이나 상대방이 누군지 등에 관한 정보인 메타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설명했다. 여기에 `엑스키스코어(XKS)` 프로그램을 동원하면 메일 내용이나 사이트 열람 이력까지 수집할 수 있다.
NSA에서 2001년까지 분석관으로 일했던 윌리엄 비니는 “업스트림으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프리즘으로 보충한다”며 “그 정보로 감시 대상자의 범위를 좁혀나가고 XKS를 쓰면 통신 내용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에서 남쪽으로 약 40㎞ 떨어진 곳에 NSA가 건설 중인 유타 정보센터에 세계의 100년치 통신 자료를 저장할 수 있다“며 “인터넷 사용자가 상시로 감시되는 사회가 됐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AT&T 기술자로 근무했던 마크 클라인은 2003년 1월 회사 7층에서 광케이블의 기간회선이 `스플리터(splitter)`라는 장치에서 2개로 나뉘어 그 중 하나가 6층에 있는 `641A`라는 방으로 연결된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 방은 AT&T가 아니라 NSA가 관리하는 곳이고 부시 행정부 당시 영장 없는 정보 수집이 이뤄지던 현장이었다는 것이다. 이후 해외정보감시법(FISA) 개정에 따라 정보 수집이 일정한 조건에서 합법이 됐고, 민주당 대선 후보 예비경선에서 이 법안에 반대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뜻을 바꿔 법안 통과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클라인은 언급했다.
NSA 직원출신인 매튜 에이드는 NSA가 워싱턴 교외의 본부 건물에 `특수 접근 작전실`을 두고 미군 출신자와 민간인 해커 등 1000명 이상을 고용해 외국 네트워크 침입, 암호해독, 통신정보 복제 등을 한다고 전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