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장기적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수출 기업의 채산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정부는 외환시장 변동성 축소에 총력을 기울여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전 거래일보다 0.7원 내린 달러당 1061.1원에 마감됐다. 이날 개장과 동시에 2.1원 오른 상태에서 시작된 환율은 줄곧 상승폭을 줄여 소폭 하락으로 돌아섰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당국의 강도 높은 시장 개입으로 하락세가 주춤해졌지만 당분간 환율 하락은 대세라는 전문가 의견이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 외화예금 잔액 증가,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자산 매입, 조선업체 수주 등 환율 하락 요인이 많다는 점에서다.
따라서 올해 안에 환율이 1050원을 하향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050원선은 정부 당국의 단기 방어선이자, 수출 중소기업의 채산성이 우려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흑자와 양호한 펀더멘털로 등 긍정 효과로 환율이 하락하지만 환율 하락은 취약한 수출형 중소기업에 채산성 악화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예전보다 환율이 수출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감소했지만 원화 강세는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거나 최소한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초래한다.
대기업은 현지에 생산 공장을 세워 시장에 바로 공급하는 등 환율 영향을 줄이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현지화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에 환율 하락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중소기업이 환변동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환변동 보험이나 선물환, 달러옵션 등 환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 당국은 최근 쏠림현상이 과도해 수출경쟁력 약화, 내수 및 설비투자 부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원화의 안정적인 흐름을 유도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8일 “한국경제가 가까스로 회복세로 접어들었는데 여기서 다시 주저앉으면 당분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환율이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속도 조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대외변수가 수그러든 상황에서 한국경제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것은 바로 환율”이라며 “지난 23일 정부와 한은이 공동개입에 나선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재부와 한은은 지난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54.50원으로 연중 최저점을 찍자 2008년 7월 이후 5년만에 공동으로 개입, 환율을 1060원대로 끌어올린 바 있다.
원·달러 환율 추이 (단위:원)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