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고 살아남아, 이제 키운다.`
스마트폰 확산 초기 우후죽순처럼 쏟아졌던 위치기반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들이 정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3년 가까이를 버틴 위치기반 서비스들이 진짜 도약을 노린다. 사용자 기반·수요·수익 등 삼박자를 갖춘 스타탄생이 기대된다.
식당 등 지역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씨온`과 소셜 네트워크 `일키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김기사` 등이 대표적으로 생존 허들을 넘은 앱들이다. 스마트폰 도입기부터 등장, 치열한 초기 기싸움을 거치면서 대기업과 해외 인기 서비스를 제치고 살아남아 위치기반 플랫폼으로 도약을 앞두고 있다.
스마트폰은 사용자와 항상 함께 있고,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 마케팅과 로컬 비즈니스, 소셜 서비스 등에 혁신을 일으킬 위치기반 서비스가 등장하리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국내외 주요 대기업과 많은 스타트업이 다양한 위치기반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거나 아예 종료하는 사례도 나왔다.
그 와중에 근성을 발휘해 꾸준히 살아남은 위치기반 서비스는 하나의 강점에 집중하며 차츰 플랫폼 성격을 확대해 나가는 공통점을 보인다.
씨온은 위치기반 서비스의 전형인 `체크인`을 기반으로 지역별 인기 맛집이나 명소 정보를 쌓고 이를 로컬 비즈니스에 연계하고 있다. 체크인 서비스 `씨온`을 시작으로 가격대와 인원 수 등 원하는 조건을 입력하면 인근 식당이 조건을 제시하는 역경매 방식의 로컬 직구매 서비스 `돌직구`와 위치기반 맛집 정보 앱 `식신` 등으로 확장했다.
안병익 대표는 “55만개 장소에 쌓인 1억2000만건의 체크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로컬 비즈니스 플랫폼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모션의 `일키로`는 사람에 집중했다. 사용자와 비슷한 지역에 있는 사람을 이어 주고 솔직한 대화를 할 수 있게 하는데 주력했다. 자신의 모든 것이 드러나는 페이스북 등 일반 SNS와는 차별화된 익명 기반 소셜 네트워크를 지향한다. 3년간 특별한 마케팅 없이 회원 250만명을 모은 장수 앱이다. 누적 대화는 7억건, 한 주 등록 포스트는 14만건에 이른다.
익명 기반 소셜 네트워크 유지를 위해 불량 사용자 제재에 신경을 썼다. 결혼에 이른 커플도 스무쌍이나 나왔다. 스티커 판매와 해외 진출 등 사업 확대에 나섰다.
록앤올의 `김기사`는 강력한 내비게이션 기능으로 주요 이통사들이 장악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500만 사용자를 모으며 입지를 잡았다. 독특한 UI와 빠른 길찾기 등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맛집·대리운전 등 다양한 운전 관련 활동의 허브가 된다는 목표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