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전력을 얻고 서버까지 식히는 선상 데이터센터가 등장한다.
매셔블은 구글이 바다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서버를 식히는 데이터센터 건축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구글이 샌프란시스코 항만에서 바지선 위에 거대한 건물을 건축 중이다. 포틀랜드 헤럴드 역시 포틀랜드 항구 바지선 위에 4층짜리 정체 모를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건물에 쓰인 바지선 회사는 `바이 앤 라지`로 동일하다. 건설업체는 건물 용도와 소유주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고 비밀 유지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지만 구글이 관여했다고 알려졌다.
건물의 구체적인 용도와 내부 구조가 베일에 싸인 가운데 외신은 구글이 5년 전 낸 물 위에 뜨는 데이터센터 특허에 주목했다. 구글은 2008년 해류로 전력을 얻고 서버를 식히는 배처럼 생긴 데이터센터 특허를 냈다. 데이터센터는 온도 조절에 많은 비용이 든다. 최근 데이터센터에서 쓰는 전력은 미국 전체 사용량의 2%로 늘어났다.
외신은 구글이 데이터 저장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줄이는 노력과 함께 미 국가안보국(NSA) 감시에서 벗어날 궁리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처럼 움직이는 데이터센터는 미국 국경을 벗어난 공해상에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스노든은 NSA가 구글, 애플 등 글로벌 인터넷 사업자로부터 막대한 개인 정보를 수집했다고 폭로했다.
데이터센터가 아닌 안경 형태 웨어러블 기기인 구글 글라스 매장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CBS는 이 건물이 애플 스토어처럼 구글 글라스를 팔 떠있는 마케팅 센터라고 전했다. 구글이 내년 구글 글라스 공식 출시에 맞춰 특이한 매장을 준비 중이라는 설명이다. CBS는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트레저 아일랜드에서 건물을 다 짓고 샌프란시스코 메이슨 항구에 정박시킨 후 문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건물의 정체는 당분간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구글이 수개월 간 공사를 진행하다 최근 갑작스레 작업을 멈춘 탓이다. 건물 허가로 규제 당국과 마찰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래리 골즈밴드 샌프란시스코만 보존·건축위원회(BCDC) 이사는 “구글이 물 위에 구조물을 만드는 것은 자유이지만 허가를 받으려면 목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